[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도 꾸준히 연구개발비를 올리며 4조원대를 처음 넘어섰다.
3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6조8031억원을 집행했다. 역대 최대 금액이다. 지난 2014년 15조325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 14조8488억원, 2016년 14조7923억원으로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던 연구개발 투자규모를 13%나 끌어올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였으며, 2016년 7.3%보다는 소폭 줄었다.
삼성전자는 포스트 모바일 시대를 대비하는 한편 반도체의 초격차 전략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줄였다. 연구개발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업계는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 확보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16조원을 넘는 연구개발비를 집행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삼성전자 측은 “세계 IT업계에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요 연구개발 성과로 QLED TV와 초고화질(UHD) TV 등 프리미엄 TV 출시, 모바일용 64단 V낸드플래시 양산, PC·서버용 2세대 10나노급 8기가비트(Gb) DDR4 D램 양산, 초소형 고화질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출시 등을 꼽았다.
LG전자 역시 매년 연구개발 비용을 늘려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으로 전년보다 1500억원 오른 4조300억원을 집행하며 4조원대를 처음 넘어섰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6.6%로 전년 7%보다는 다소 줄었다. LG전자는 지난해 주요 연구개발 실적으로 트롬 건조기와 트롬 스타일러 플러스, 청소기 코드제로 시리즈 출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전 세계 12개국 성능평가 1위 등을 꼽았다.
디스플레이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1269억원으로 전년(1조8210억원)보다 늘었고,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도 1조4232억원에서 1조9117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개발비 자산화’ 비중은 축소되고 있다. 이는 연구개발비를 들여 얼마나 그에 상응하는 무형자산을 창출해 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무형자산에는 미래 상품화 가능성이 있는 특허권이나 상표권 등 산업재산권과 인수·합병(M&A)시 발생한 영업권 등이 포함된다. 무형자산 비중은 그 회사가 원천기술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삼성전자의 개발비 자산화 비중은 2015년 7.7%에서 2016년 4.6%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7%를 기록했다. LG전자 역시 개발비 자산화 비중이 2016년 6.1%에서 지난해 5.2%로 줄었다.
삼성전자의 특허출원 건수도 감소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특허출원건수 5394건, 해외 특허출원건수 1만4279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국내 특허출원건수보다 235건, 해외의 경우 914건 줄어든 수치다. 다만 지난해 미국 특허취득건수는 5837건으로, 2006년부터 IBM에 이어 12년 연속으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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