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이 심각해지면서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던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울상이다. 애플이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탑재 휴대폰 물량을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부득이하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소형 OLED 공장 가동을 지연시키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 아이폰X 생산량은 당초 예상됐던 2000만대에서 1500만대로 약 25% 줄어든 것이 추정된다. 2분기 생산량 예상치는 1800만대에서 1000만대로 44%가량 떨어졌다. 다수 외신은 “아이폰X이 OLED를 탑재했음에도 기술과 디자인에 혁신이 없어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OLED 패널이 탑재된 애플의 아이폰X. 사진/뉴시스
아이폰X 판매가 저조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전용 공장인 A3 가동률은 5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에는 추가 생산량 감축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해 ‘애플 효과’로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증권가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선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에 OLED 패널 공급을 기대했던 LG디스플레이도 실망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 업계는 애플이 전작인 아이폰X 생산 목표를 1억대 대비 절반으로 줄이고 대신 액정표시장치(LCD) 아이폰 비중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애플에 플렉시블 OLED 패널 1000만대 가량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이제는 애플의 LCD 패널 물량마저 일본 JDI, 샤프 등 경쟁사에 돌아갈 우려도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수요 감소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판가 하락 등으로 올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소형 OLED 추가 투자를 중단하거나 미루는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A2E와 A4 공장의 추가 투자가 6개월 가량 미뤄졌고 신규 공장인 A5 투자는 잠정 중단됐다. LG디스플레이 역시 E6의 투자를 6개월 미뤘고 P10 투자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기존 대형 고객사뿐 아니라 중국 업체에도 플렉시블 OLED를 폭넓게 공급할 예정이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올해부터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공개한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RS에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하며 고객사를 확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아이폰 주문량 감소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객 다변화와 고급 LCD 생산에 주력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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