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다스 실소유주’ 의혹으로 시작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2007년 대선 불법자금 의혹 수사로 번질 조짐이다.
2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회장 연임 인사 청탁 등과 함께 20억원대 금품을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 금품 중 8억여원 정도가 대기업에서 나온 자금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사실을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법무실 전무로부터 확인했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의 다스 미국소송 비용 대납 의혹에 연루돼 지난 26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같은 날 이 전무의 사무실과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가 간단치 않아 보이는 것은 시기와 자금 성격이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시점을 2007년 말부터 2008년 초로 보고 있다. 17대 대선과 맞물리는 시기다. 당시 이 전 회장은 ‘이명박 대선캠프’에서 경제 특보로 일했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2년 후배이면서 금융계에서는 손꼽히는 'MB'맨이었다. 이 전 의원은 ‘상왕’으로 불릴 정도로 권력이 막강했다.
이 전 회장은 대선 정국에 기업인들이 선거를 돕겠다면서 이 전 대통령 측에 자금 지원을 제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우리증권 대표이사로 있다가 2005년 금융계를 떠나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자리를 옮겼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집권한 2008년 6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했다.
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중견기업인 대보그룹이 2010년 쯤 관급공사 수주청탁과 함께 이 전 대통령 측근에게 수억원대 금품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상황에 변수가 생기면서 검찰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시기를 두고 다시 고심 중이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의 다스 미국소송 비용 대납 혐의(특가법상 뇌물)가 확인되면서 2월말이나 3월초쯤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검찰 관계자는 “소환 시기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서는 "수사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이팔성 당시 회장이 2008년 6월27일 오전 우리은행 본점 4층 대강당에서 신임 회장 취임식을 갖고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