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노사정 대화…시대과제 해결에 '공감'
경영-노동계, 미묘한 기싸움…최저임금 등 입장차도 확인
2018-01-31 17:53:39 2018-01-31 17:53:39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문재인정부 출범 8개월 만에 노사정 대화의 닻이 올랐다. 8년 2개월 만에 민주노총이 대화에 참여해, 노사정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노사의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험로가 예상된다. 
 
노사정 대표자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열린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석했다. 노사정의 대표자 전원이 한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노사정위 위원장이 참석했다.
 
노사정 대표자는 노사정 대화를 복원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동3권(단결권·단체행동권·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양극화,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화 등 시대적 과제를 시급하게 해결하는데 공감을 나타냈다.
 
노사정은 앞으로 수시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통해 만난다. 대화 의제를 선정하고, 대화기구를 개편하는 데 집중한다. 노사정대표자회의는 노사정 대화로 가기 위한 준비 단계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려면 대화기구를 개편해야 한다. 이날 노사정 대표자는 운영위원회와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는 노사정의 부대표급으로 구성한다. 실무와 지원 업무를 맡을 실무협의회도 구성할 방침이다.
 
가까스로 대화 테이블이 마련됐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한 듯 노동계와 경영계는 첫 회의부터 미묘한 기싸움을 벌였다. 노동계는 2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거나, 휴일수당 중복할증을 폐지할 경우  대화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나타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임시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개악하고,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사회적 대화에 정부가 찬물을 끼얹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대화의 초점을 일자리 창출에 맞추자고 제안했다. 박병원 경총 회장은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고 좋은 성과를 낸 뒤, 다른 문제를 다룬다면 국민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가 비정규직, 장시간 노동, 위험의 외주화 등 노동현안을 논의하길 바라는 것과 달리 경영계는 청년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상반된 분위기와 달리, 정부는 노동계의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정부 때 쌓인 노사정 대화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결론을 정부가 먼저 내놓고 (대화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양극화를 해소할 좋은 안을 만들게 심부름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성현 노사정위 위원장은 "촛불혁명은 노조와 사측 그리고 정부까지 대립과 갈등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회적 대화는 노조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뒤늦게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한 민주노총은 대화 의지를 보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긴 시간을 돌아 대화에 참여했고, 당당하게 교섭하고 진정성 있게 대화하겠다"며 "노사정이 논의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자주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사정 대표자가 31일 오후 노사정위 대회의실에서 만났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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