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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완성차 위기, 노조 인식부터 바꾸자
2018-01-24 06:00:00 2018-01-24 06:00:00
산업2부 최용민 기자.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해 자동차업계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체의 위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국내 대표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중국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지엠은 끊임없는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고, 르노삼성도 판매량 저조로 분위기는 좋지 않다. 수출에서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쌍용차도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완성차업계 침체분위기는 지난한해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내수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4.6%, 쌍용차가 3.0% 상승하는데 그쳤다. 나머지 3개 업체는 모두 내수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수출에서도 르노삼성이 전년 대비 20.5% 성장한 것이 전부다. 나머지 4개 업체는 모두 수출에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서 판매량이 상승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반면 수입차업계는 지난 2017년 한국 시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거두며 최고의 한해를 보낸 업체가 수두룩하다. 수입차는 총 23만3088대를 팔아 침체기 속에서도 전년 동기보다 3.5% 늘어났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차를 전혀 팔지 못했는데도 판매량이 성장했다. 특히 포드와 인피니티 등을 제외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는 지난해 한국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대 판매량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벤츠와 BMW는 지난한해 전년 동기 보다 각각 23.0%와 22.2%가 상승했다. 점유율도 각각 25.6%, 22.6%다. 수입차 2대 중 1대는 벤츠 아니면 BMW라는 이야기다.
 
수입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최근 시장마케팅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년내 신차를 구입할 예정인 소비자 중 구입 예정 1순위로 수입차를 꼽은 이들이 26.6%에 달했다. 2007년에 6.3%였던 것과 비교해 4배 이상 증가했다. 구입 1순위와 2순위로 모두 수입차를 고려한다는 응답자 역시 2007년 6.3%에서 17.6%로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고 있는데 더해 내수시장에서도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위기의식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위기에 대한 노동조합의 인식은 더욱 안일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한국지엠까지 2017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올해 1월에서야 타결지었다. 이들 업체 모두 임단협이 해를 넘긴 것은 노조 창립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특히 지난해 12월 1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노조원 찬반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상품권 20만원이 추가된 이후 2차 잠정합의안이 통과됐다. 현대차는 1차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2차 잠정합의안 통과까지 노조의 5차례 부분파업이 이어지면서 40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회사가 4000여억원의 손해를 보더라도 20만원 상품권을 받는 것이 더 이익일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 노조는 회사의 위기가 경영진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의 탓이든 회사의 경쟁력이 사라진다면 노조도 더 이상 회사에서 월급을 받을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밖에 없다. 평균 1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계속 받고 싶다면 이제는 남을 탓하기 전에 회사부터 살려야 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산업2부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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