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50원대 진입 코앞…"얼마나 더 떨어질지" 촉각
전문가 "1040원까지 가능성"…김동연 "시장에 맡길 것"…수출업체들 '빨간불'
2018-01-02 19:01:11 2018-01-02 19:01:11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새해 첫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로 내려앉으며 원화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단이 어디까지 하락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3원 하락한 1061.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30일(1055.5원) 이후 약3년2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환율 절상 고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지표 호조 등으로 아시아 통화 전반이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특별한 약세 모멘텀이 없던 원화도 달러화 대비 강세 흐름에 동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핵단추'를 언급하며 높아졌던 지정학적 리스크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와 남북 간 대화 분위기 조성으로 빠르게 해소되며 원·달러 환율 하단 지지력을 약화했다.
 
주요연구기관과 수출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원화강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강세 요인 중 하나였던 국내경기 회복세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강세 요인 중 하나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회복세로 신흥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점도 원화강세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새해 첫날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에 주요연구기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 평균치가 1080원 부근에서 수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 평균치를 1080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095원, 대신증권은 1085원 등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달러화의 변동성이 커질 이벤트가 많지 않아 외환당국의 개입 여부가 원·달러 환율의 하단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10원 가까운 원·달러 환율 하락 소식에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기는 것이고 급격한 변동에 대해 정부가 대처하기는 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시장에 맡길 것"이라며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도 있으니 긴밀하게 워치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오늘은 2014년 초에 강력하게 형성돼있던 지지선인 1065원선에서 하단이 지지되지 않을까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한 번에 밀리면서 (단기 저점을) 이전 지지선인 104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 선임연구원은 이어 "지난해 당국의 외환시장에 대한 기조가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밴드 내에서 관리하는 기조에서 (절상 또는 절하) 속도가 가파르지만 않다면 용인하겠다는 기조로 바뀌면서 달러매수 포지션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단이 어디까지 내려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유지에는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수출기업이 밀집한 한 지역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올해 수출업체들의 경영계획을 토대로 조사한 적정환율(최적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환율)은 1100원대 초반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과는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변동에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큰 대기업은 사정이 낫겠지만 중소기업들 중에서는 그냥 앉아서 환차손을 보는 회사들도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일단 가격경쟁력 면에서 밀릴 수 있고,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여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수출 여건이 작년 보다 어려워질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제조업 업황 BSI는 11월에 비해 2포인트 하락한 81로 집계됐는데, 제조업체 경영애로사항 중 환율 비중이 11월 7.2%에서 12월 8.6%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출부진에 대한 우려가 11.7%에서 9.8%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환율 효과가 수출개선 효과를 상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내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이 중에는 내수가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해외수요처 확보를 통해 경영상황을 개선하려고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수출증가 전망이 높다는 걸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2017년 월별 원·달러 환율(평균환율, 종가기준)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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