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그동안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을 두고 고심해왔던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이대훈 전 농협상호금융 대표를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최종 확정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26일 회의를 개최해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후임으로 이 전 대표를 내정했다.
그동안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이 내정자의 차기 농협은행장 선임을 기정사실화해왔다. 작년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취임한 그가 임기 절반을 남긴 상황에서 사표를 제출, 이달 초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취엄 심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22일 열린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서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확실시됐다.
이번 농협은행장 선임은 파격적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농협금융 부사장이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던 관행이 깨졌기 때문이다. 이경섭 행장을 비롯해 김주하 전 행장은 모두 농협금융 부사장을 거쳐 농협은행장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또 이 내정자는 초고속 승진 사례에도 해당돼 농협 내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1960년 경기도 포천 출신인 이 내정자는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협은행 서수원지점장, 광교테크노벨리지점장,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상무급 임원을 거치지 않고 작년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전격 발탁된 데 이어 농협금융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장에 올랐다.
이 내정자가 단기간에 농협금융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장 자리에 오른 만큼 해결해야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이 내정자의 당면 과제로는 실적 상승이 꼽힌다. 농협중앙회의 신경(신용·경제사업)분리로 2012년 탄생한 농협은행은 출범 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작년 '빅배스(Big Bath)'를 통해 거액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데 성공,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연간 목표치를 넘어섰지만 경쟁 은행들에 비해서는 저조한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160억원으로 국민은행(1조8413억원), 신한은행(1조6959억원), 우리은행(1조3785억원), KEB하나은행(1조5133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내정자의 선임 배경으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지역 안배'가 꼽히고 있는 만큼 실적으로 전문성을 증명해야 한다. 농협 내에서는 김 회장이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경기도 출신 인사들을 달래기 위해 이 내정자를 선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은행뿐만 아니라 상호금융 경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여론 달래기용' 인사라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실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영업기반을 강화해야하는 점도 이 내정자의 과제 중 하나다. 농협은행은 그동안 고객수 등 인프라가 국내 은행 중 최고 수준이지만 영업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내정자가 과거 서울 및 경기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만큼 취임 후 수도권 지역 영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편 농협은행은 오는 27일 임추위와 이사회, 주주총회를 열고 이 전 대표를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대훈 농협은행장 내정자.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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