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족 "고속도로 맘껏 달리고 싶다"
OECD 국가 상당수 고속도로 허용…"부분적 제도 개선 필요"
2017-12-27 06:00:00 2017-12-27 06:00:00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남자들의 로망은 바로 바이크가 아닐까 싶다. 특히 '상남자'들에 있어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처럼 알려져 있다. 바이크하면 딱 떠오르는 배우 최민수 씨는 “난 나이 80살이 돼도 오토바이 타고 다닐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대표적인 바이크족(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다니는 사람들)이다. 아내인 방송인 강주은 씨도 "여자라고 뒤에 타고다니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아서 바이크를 배우기도 했다"고 말할 만큼 바이크족을 대표하는 부부 마니아로 손꼽힌다. 하지만 그들이 바이크를 타고 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바로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다. 우리 정부는 1988년 올림픽 기간 한시적으로 이륜차의 서울 올림픽도로 주행을 허용한 후 지난 29년간 배기량에 상관없이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륜차(오토바이·바이크) 등록대수가 처음으로 200만대를 돌파하며 국민 100명당 4명 꼴로 오토바이를 소유하는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바이크족'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이에 고속도로·전용도로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00여 명의 라이더들이 서울-양평구간에서 실시한 `할리데이비슨 웨이크업 투어`에서 라이딩을 하고 있다. 사진/할리데이비슨
 
바이크족 김명민(가명)씨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이륜차의 고속도로 허용을 금지한 나라가 우리나라 뿐"이라며 "전 세계에서 단 3개의 국가만이 이륜차의 고속도로 진입을 통제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한국이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들 중 오토바이 고속도로 진입을 전면 제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미국, 독일, 호주 등 30개 나라는 50cc 이상의 오토바이에 한해 고속도로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일본은 125cc 이상, 이탈리아는 150cc 이상, 터키는 350cc 이상이면 오토바이로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다. 그리스의 경우 심지어 아무런 제한이 없다.
 
한국 도로교통법 제63조에 따르면 긴급차량을 제외한 이륜자동차 및 보행자, 마차는 고속도로(또는 고속으로 주행 가능한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할 수 없다. 약 30년이 지났지만 이에 따른 제도 개선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바이크는 자동차와 같이 자동차세를 납부하고 보험에 가입하지만 고속도로·자동차 전용도로 운행에서 만큼은 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다른 바이크족인 이민규(가명)씨는 "바이커족들이 '도로 통행의 자유'를 제한 받고 있다"며 "'이동권'을 보편적 권리로 상정하고 그에 따른 위험 부담은 오토바이 이용자가 지면 되지 않냐"며 주장했다.
 
이처럼 200만의 바이크족들은 꾸준히 고속도로·전용도로 규제 해제를 외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바이커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이륜차의 자동차전용도로 통행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과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도록 한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나왔다.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모터사이클 마니아와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열린 `BMW 모토라드 데이즈`행사에서 라이더들이 질주하고 있다. 사진/BMW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커족들은 고속도로에서의 주행에 대한 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바이커족 3265명이 '이륜차의 헌법상 보장된 통행의 자유 보장과 관련 법 개선을 청원드립니다'며 이륜차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청원도 신청했다. 
 
3년째 바이크를 타고 있다는 김명훈(가명)씨는 "바이크족들이 차별당하지 않는 환경에서 마음껏 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며 "꾸준한 문제제기를 통해 이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바꾸기 보다는 무엇보다 유연한 정책을 통해 부분적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지금의 이륜차 정책은 허술한 점이 많다며 한번에 많은 것으로 바꾸려 하기 보다는 부분적으로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이륜차 이용자들이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권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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