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5조원대 분식회계와 21조원대 사기 대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전 사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고 전 사장은 재임 중이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회계연도의 예정원가를 임의로 줄여 매출을 과대 계상하고, 자회사 손실을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순자산 기준 5조7059억원 규모의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금융기관으로부터 4조9000여억원의 사기대출을 받고 기업어음(CP) 1조8000여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10조원대 선수금 환급보증과 신용장 보증한도 증액 2조9000억원 등 회계사기를 기초로 책정된 신용등급을 통해 총 21조 상당을 지원받은 혐의, 분식회계를 통해 부풀려진 경영실적을 토대로 임원과 종업원들에게 5000억원 상당의 성과급을 지급해 회사에게 그만큼의 손해를 입혔다.
1심은 "고 전 사장이 영업 손실을 만회하고 목표 영업이익 달성을 위해 광범위한 분식회계가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분식회계와 사기적 부정대출,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2012년도 분식회계 공모의 점은 무죄로 봤다.
2심도 고 전 사장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분식회계로 금융기관에 직접적 손해를 입혔고, 대우조선의 재무상태만 믿고 투자한 다수 일반 투자자에게도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통해 공적 자금이 투입됨에 따라 그 손해를 국민이 부담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2심에서 대표로 재직 시 받은 성과급을 반환한 점, 사기 범행으로 편취한 재산상 이익은 모두 회사로 귀속돼 이들이 사적으로 이득을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해 징역 9년으로 감형했다.
5조원대 회계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해 7월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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