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를 금리정책의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한 해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당초 기우와 달리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갈수록 강화되고 신흥국도 부진에서 벗어나는 등 글로벌 동반 회복이 강화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며 "한국은행으로서는 국내 경기의 견실한 회복세에 따라 금리정책 정상화의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3분기 성장률 수치가 생각보다 좋게 나오고 10월 수치도 예상보다 괜찮았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미션단의 '(기준금리를) 두 번 올려도 완화적'이라는 평가가 시장의 기대와 시장금리를 올려놓은 상황이었다"며 "11월 말 금통위를 할 때 여러 제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 거의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금리정상화를 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 6월부터 '완화정도의 조정'을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비쳐왔고, 지난 11월 금통위는 조동철 금통위원의 '동결 소수의견'에도 기준금리를 연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지난 2011년6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첫 기준금리 인상이었다.
이 총재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자신의 임기 전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인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던 점을 인정하며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제가 기대했던 것이다. 반드시 뭘 해야 되겠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상황, 누가 봐도 시장에서 그렇게 예상할 수 있고 금리 올리는 것이 적당하다고 하는 상황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은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임기 전에 금리를 올릴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드라기 총재가 '금리인상 자체는 유로존 경제가 견실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제 입장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하겠다"며 임기 내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만족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 총재는 새해 앞둔 시점에서의 고민거리로 글로벌 경기 호조의 지속 여부를 꼽았다. 그는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은, 골디락스라고 불리는 지금의 글로벌 경제상황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가 고민"이라며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환경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여 주요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올라가고 있고 장기금리가 매우 낮은 상태, 즉 채권가격이 높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어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이 근본 원인이라는 또 다른 반론도 있다. 최근의 전세계적인 가상통화 열풍을 보면 금융완화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비이성적 과열도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역사적으로도 자산버블 뒤에는 저금리에 따른 신용팽창이 자리 잡고 있다. 가뜩이나 커진 금융불균형이 더욱 쌓이고 위험자산 선호경향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그 이후에 어떤 형태로 조정이 이루어질지, 그 영향이 어떠할지에 대해 세계의 모든 중앙은행들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자체에 대해서는 "법정화폐로 보기는 곤란하다는 중앙은행으로서의 입장을 밝힌 바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정도의 가격 폭등을 보이고, 투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에 사실상 모든 중앙은행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가상통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된다면 그것이 중앙은행 통화정책, 통화파급경로, 지급결제시스템,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11월 기준금리 인상 영향에 대해 "금리를 한 번 올렸고, 그 자체를 갖고 이자부담이 늘어나 우리 경제에 주는 (영향)까지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근원물가가 서서히 상승해서 예상하는 경로를 밟아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달에 주춤했다. 그래서 (의사록에서) 물가에 대한 우려를 일부 금통위원들이 나타낸 것이 사실"이라며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어떻게 되어 갈지를 면밀히 짚어보고, 금융안정상황도 일정 부분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달, 두 달 후에 지표와 여건 변화 등을 계속 보고 그때 가장 맞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출입기자와의 송년만찬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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