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25bp(1bp=0.01%포인트)인상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0일 오전 금통위 직후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할 경우 통화정책의 실질적 완화정도가 더 확대되며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성장·저물가에 대응해 확대해 온 통화정책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대해 조동철 금통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내놨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지던 17개월 동안의 통화정책 동결기조가 깨졌고,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졌다.
기준금리 인상의 결정적 근거는 '경기회복'이었다. 한은은 "국내경제는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성장흐름은 지난 10월 전망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상향조정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당분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다"며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대비 오름폭이 둔화된 10월 소비자물가(전년동기대비 1.8% 상승)에 대해서는 도시가스 요금 인하, 농산물 가격 안정, 대규모 할인행사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경기회복세 강화와 함께 점차 물가안정목표(2%)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
내달 13~14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먼저 이뤄지면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현상은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미 연준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는 현재 연1.00~1.25% 수준이며, 12월 FOMC에서 25bp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미 연준 기준금리 상단과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의 이자상환, 차입비용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이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가계대출 총액 및 변동금리 비중 자료 등을 근거로 추정한 결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고, 기준금리 상승분 모두가 대출금리에 반영될 경우 가계에 연간 2조3000억원의 이자 부담이 추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의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과도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의 소득기반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정부의 소득재분배 강화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금융자산가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가계부채 상환 부담을 늘리는 측면도 있겠지만, 연금소득에 의존하는 고령가구에는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게 되면 주거생활비 감소를 가져오는 순기능도 있어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며 "정부의 거시정책이라는 큰 틀에서 조화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파른 원화강세에 따른 경제적 여파와 반도체 경기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이 총재는 "환율은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해 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돼야 하고, 쏠림 등에 의해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답했다.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악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화절상 추세가 장가회되면 일본, 중국과의 경합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우리 산업과 교역구조의 변화를 감안할 때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경기는 4차 산업혁명 진전 등에 따른 수요가 이어지면서 향후 1~2년간 호조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기준금리를 연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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