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구속기소 된 고등학교 동창으로부터 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10일 열고 징역2년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1500만원, 추징금 998여만원를 선고했다. 김 전 검사의 고교 동창 김모씨에 대해서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998여만원의 향응을 주고받은 부분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형준 피고인은 검사로서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갚추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본문을 망각해 고가의 향응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로 인해 묵묵히 직무를 다하는 다른 검사들의 명예가 손상됐고 국민의 신뢰도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 행위가 향응을 받는 데 그쳤고, 향응 접대 이외에 금품을 직접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진 게 없다. 두 사람이 30년 이상 사귀어온 가까운 친구 사이라는 점에서 사리 분별을 흐리게 하고 경계심을 늦추게 한 측면이 없지 않다. 김형준 피고인은 이미 10개월 이상 구금 중인데 이런 사정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 실형 선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원심이 무죄로 본 부분은 모두 수긍된다. 다만, 원심이 뇌물로 판단한 계좌 송금 1500만원에 대해서는 뇌물이 아니고 차용한 것으로 판단되기에 무죄로 판단한다"며 "김형준 피고인이 문자에서 굳이 빌려주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 김희석 피고인이 이자는 필요 없다고 한 점에 비춰 이 돈은 뇌물로 주고받은 게 아니라 나중에 갚기로 예정된 차용한 돈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검사에 대해 뇌물 혐의는 인정했지만, 증거 인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동창 김씨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선고했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 전 검사에 대해 징역 7년에 벌금 1억300만원을 구형했다. 이에 김 전 검사는 최후 진술에서 "고등학교 때 학우와 추억에 사로잡혀 더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다. 30년 넘은 친구와 만남이 법정에 서는 모습으로 끝나게 돼 참담하다. 가족과 새롭게 시작할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검사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고등학교 동창 김씨로부터 29회에 걸쳐 서울 강남 술집에서 24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고 현금 3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외에 김 전 검사는 지난해 6~7월 김씨에게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문자메시지를 지우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하라고 지시하는 등 자기 비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도록 교사한 혐의도 받았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장인인 김 부장검사는 2006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2007년 삼성 특별수사감찰본부 등 주로 경제 사건을 전담한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꼽혔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예금보험공사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지난해 9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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