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문재인의 첫날, 소통과 통합 그리고 변화의 시작
현충원 분향 직후 야당 방문→간소한 취임식→총리 내정자 직접 소개
1호 기자회견은 총리등 내정 대국민 보고…1호 업무지시는 ‘일자리위’
2017-05-10 17:08:21 2017-05-10 17:17:4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과 통합 그리고 변화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국가 안보를 확인하는 일로 공식일정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공약한 것처럼 취임 첫날 야당 지도부들을 만나 국정운영 협력을 요청했다. 또 청와대 기자회견을 열어 국무총리 내정자를 국민들에게 직접 소개하는 등 이전 정권과는 확실히 차별화한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서며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우리 대통령 문재인' 문구가 적힌 액자를 받으며 한 어린이의 뽀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9분을 기해 군통수권자로서의 법적인 권한을 행사함과 동시에 제19대 대통령으로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순진 합참의장에게 “북한군 동태와 우리군의 대비태세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합참의장의 전화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우리 군의 역량을 믿는다”고 격려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합참의장을 비롯한 우리 장병들은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9시30분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에서 나와 청와대 경호원팀과 첫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경호원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홍은동 주민들은 축하 인사를 전하고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우리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힌 표구를 선물했다.
 
10시10분 문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현충탑에 분향했다. 이 자리에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는 대선후보 시절 대표 슬로건을 남겼다.
 
취임식을 위해 여의도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자유한국당 당사를 찾아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야당과 소통·대화·타협을 하며 국정 동반자로 가야한다는 의미에서 야당 당사부터 방문했다”며 “과거처럼 대립·분열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 앞에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치를 하자”고 당부했다.
 
국회에 도착해서도 정세균 국회의장을 바로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대표실을 차례로 들러 각 당 지도부와 상견례를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공통 공약들은 우선적으로 법이 필요한 부분은 입법이 될 수 있도록, 또 대통령 결단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반드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국정운영의 동반자가 되어주길 요청했다. 각 당 지도부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통합 행보에 정 의장은 “대통령이 사이다 같은 행보를 해줬다. 국민이 기대하는 대로 정부와 국회의 협력에 부응하는 행보를 보여줬다”면서 “첫 단추를 잘 채워 주셔서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국회에서 취임선서식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며 승용차 위로 몸을 내밀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의 취임식은 12시 국회 로텐더 홀에서 열렸다. 이번 취임식은 대폭 간소화돼 5부요인과 주요 정당 대표, 국무위원, 고위 군 지휘관 등 300여명만 참석했다. 지정석이 없고 좌석도 부족해 여야 의원들이 섞여 앉거나 일부는 서서 구경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또 대통령이 행사를 마치고 나오자 여야할 것 없이 의원들은 앞다퉈 악수를 청했다.
 
국회 앞마당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시민들이 모여 취임식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국회 본관 밖으로 나오자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문 대통령의 사진을 찍으며 “대통령 문재인”을 연호하고, “대통령님 사랑합니다”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손을 흔들고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또 청와대로 가는 도중에는 차량에서 선루프를 열고 일어나 거리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의 표시를 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1시 넘어 청와대 앞 분수대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환영인사를 위해 나온 청와대 인근에서 거주하는 주민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주민대표는 훈민정음 제자해를 선물로 전달했다. 세종대왕처럼 국정을 운영해달라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내정자, 비서실장, 경호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에 입성한 문 대통령은 오후 2시30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첫 대통령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내정자, 비서실장, 경호실장 인선을 발표하고, 국민들에게 그들을 인선한 이유도 소상하게 밝혔다. 내정자들은 곧바로 기자들과 질의응답에도 응했다. 지난 정권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인선안을 발표해온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를 지켜본 한 기자는 “청와대에서 정상적인 기자회견이 열린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3시30분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에서 제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 상황점검과 일자리위원회 구성’에 서명했다. 대선과정에서 강조한 ‘일자리 대통령’을 실현하기 위한 행보다. 임종석 비서실장 내정자가 일자리위원회 구성 및 운영방안을 보고하자 대통령은 “새 내각의 구성이나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기다리지 말고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일자리 위원회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점검과 평가, 일자리 정책 기획·발굴, 부처 간 일자리 관련 정책 조정, 일자리에 관한 국민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한다. 대통령 비서실에는 일자리를 전담하는 수석을 임명해 관련 업무를 챙기도록 했다. 임명에 필요한 직제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조만간 적임자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앞으로 2~3일간은 홍은동 자택에서 청와대로 출퇴근할 예정이다.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김경수 의원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청와대 관저 시설이 아직 입주할 수 있는 여건이 돼 있지 않다”며 “관저 시설 정비가 신속히 마무리되도록 하고 완비될 때까지 문 대통령 내외가 홍은동 사저에 머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3일 내로 관저 정비가 마무리될 것으로 청와대에선 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사저에 계시게 돼 주민께 불편을 끼치는 것에 대해 죄송하고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10일 오후 청와대에 도착해 본관 계단을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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