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리전' 나선 삼성 1승…탄핵심판에도 영향 줄까
"헌재·법원은 상호 독립, 영향 없어…영장 기각은 무죄 선고도 아니야"
"오히려 탄핵심판에서 나오는 뇌물 증거가 법원 판단에 영향 줄 수도"
2017-01-19 12:53:47 2017-01-19 13:03:4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법원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9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조 부장판사는 영장청구 기갂 사유로 뇌물범죄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 부정한 청탁 자금지원 경위 관련자 조사를 포함한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내용과 진행경과 등에 대해 특검팀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우선 대가관계 부정은 뇌물공여죄의 성립을 부정한 것이고, 부정한 청탁 문제는 최순실씨 모녀 등에 대한 자금지원이 제3자뇌물죄를 구성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지원 경위에 대한 배척은 이 부회장이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의 출연, 최씨 모녀에 대한 자금지원을 위해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련자 조사를 포함한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과정을 문제 삼은 것은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는 사실상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적용에 앞서 삼성과 특검의 대리전의 성격을 갖는다. 박 대통령의 뇌물혐의는 탄핵심판 5개 쟁점 중 하나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달 22일 탄핵심판 첫 준비기일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13개 탄핵소추 사실을 5개 쟁점으로 압축했다.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법치주의 등 위반) 대통령 권한남용 언론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뇌물수수를 포함한 형사법 위반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뇌물수수를 포함한 형사법 위반에 대해 법원이 헌재에 앞서 미리 판단한 셈이다.
 
그러나 법원이 영장단계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탄핵심판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장 단계의 판단은 피의자의 유무죄에 대한 완결적 판단이 아니다. 불구속 기소되더라도 이후 계속되는 수사에서 주요 증거 등이 제시된다면 유죄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될 가능성은 언제든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 판단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설령 법원의 이번 구속영장 기각을 헌재가 참작하더라도 나머지 4가지 쟁점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상 비위사실이 인정될 경우 탄핵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날까지 현재는 7차 변론기일을 진행 중이며, 최순실, 안종범, 김상률 등 국정농단 사범 중 핵심인사들을 연이어 증인으로 출석시켜 박 대통령의 비위사실을 확인 중이다.
 
다른 주요 쟁점은 탄핵심판의 본질이다.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상 절차를 준용하기는 하지만 형벌을 내리기 위한 국가작용이 아니라 비위가 있는 공무원에 대한 파면적 성격을 본질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원이 형사재판절차에서 요구하는 정도의 엄격한 증거제시는 요구하지 않는다.
 
한편, 헌재 탄핵심판 중 드러나는 비위 중 무거운 것은 박 대통령과 재벌기업간 뇌물혐의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주요 증거로 작용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구속의 위기는 일단 넘겼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은 물론 롯데, SK, CJ 등 재단출연금 지원을 대가로 총수가 개인적인 이익을 얻은 재벌기업은 여전히 뇌물죄 적용 선상에 올라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시각이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서로 다른 사법기관의 판단이 각자의 판단에 참작이 되거나 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전혀 부정할 수 없지만 헌재와 법원은 서로 독립된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법원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은 신병 확보에 대한 필요성 판단이지 유무죄를 선고한 것이 아니다"며 "파면 결정 성격의 탄핵심판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탄핵심판에서 뇌물혐의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증거가 나온다면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탄핵심판도 그렇지만 박 대통령이나 이 부회장, 그 외 뇌물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관련자들로서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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