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렌터카를 빌린 운전자의 차량이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됐다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이진성 판사는 렌터카 업체 A사가 박모씨를 상대로 낸 차량수리비 등 청구소송에서 “박씨가 11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 판사는 “차량 임대차계약에서 자차보험이 가입되지 않은 경우 차량 자체에 발생한 손해에 관해 보험제도의 혜택을 이용할 수 없어 임대인과 임차인이 손해를 전부 부담할 수밖에 없다”며 “차량을 빌린 임차인에게 더욱 가중된 주의의무를 기울일 것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발생 당시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음에도 박씨는 차량을 무리하게 운행했다”며 “도로침수 지역을 우회하거나 차량을 길가에 정지시키는 등 손해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정을 전혀 엿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이 사건 사고와 같은 자차 무보험 차량 임대의 경우 임차인의 면책 범위를 넓게 해석한다면 차량 임차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차량대여업자의 부담이 부당하게 늘어나게 돼 사회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판사는 집중호우로 인한 도로 침수가 사고의 근본적 원인인 점 등을 고려해 박씨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박씨는 2015년 8월 제주도에서 A렌터카로부터 19시간 동안 20만원을 주고 BMW 차량을 빌렸다. 임차인의 과실로 발생한 자차손해에 대해 면책이 가능한 자차보험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이후 박씨는 제주시에서 운전하던 중 집중호우로 인해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이 물에 잠겨 엔진이 멈추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사는 수리비와 견인비 등을 포함해 총2267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이에 A사는 손해를 배상하라며 박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박씨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도로침수 때문에 발생한 사고로 과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A사의 늑장대응으로 인해 손해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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