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아군으로…엘리엇의 삼성 엄호
"삼성전자는 월드클래스"…주가 방어 및 분사 압박 목적
2016-10-13 11:04:17 2016-10-13 11:04:17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엘리엇이 삼성을 엄호하고 나섰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도 불구, 변함없는 ‘월드클래스’ 브랜드라며 충격에 빠진 삼성전자를 치켜세웠다. 주가 방어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 등 기존의 요구를 도모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갤럭시노트7을 둘러싼 최근의 이슈는 불행이지만, 삼성전자가 월드클래스 브랜드를 가진 글로벌 리딩 기업이라는 우리의 평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두 펀드는 삼성전자 지분 0.62%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앞서 주주 권한으로 삼성전자에 서신을 보내 삼성전자를 분할해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30조원의 특별배당과 이사회 추가 선임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에 대한 기대 등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이날 성명은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선언하고 3분기 영업이익에 2조6000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반영하는 정정공시를 낸 직후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13일 오전 10시 기준 전날 영업이익 감익의 수정공시에도 불구하고 2.08% 오른 15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관이 집중 매입하고 있는 가운데 3일간 ‘팔자’였던 외국계 투자자도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지원하면서 주가 상승과 배당 등의 실리를 챙기려는 것으로 보여진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했던 엘리엇은 연기금의 합병 지지 등으로 목적이 좌절된 뒤 적에서 아군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엘리엇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기업운영 방식과 지배구조 개선을 채택함으로써 새로운 리더십(이재용)이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존 제안을 상기시켰다. 
 
재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을 쥐고 흔드려는 전략"이라며 “30조원 배당 등의 요구를 수용하긴 어렵겠지만 삼성이 향후 분할·합병 등의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한 근거로 활용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엘리엇이 주가 부양 후 차익을 실현하거나 우호지분을 규합해 주총 소집 등 주주행동에 나설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엘리엇의 제안이 지배구조 관련 계열사들의 주가를 부양시키는 만큼 동조 세력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이해싸움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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