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23일 "국내 대기업 근로자 임금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과다하다”며 “일부 대기업 노조의 지나친 임금인상 주장은 시기나 글로벌 스탠다드(기준)에 맞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은 대기업 근로자의 60% 수준이다. 40%의 격차가 과연 중소기업의 문제인지, 대기업의 문제인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이 2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서울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청
그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나 물가 등 실질구매력을 반영해 비교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임금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크게 낮지 않지만 대기업은 미국과 일본의 거의 2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이 한·미·일 3국 기업규모별 임금을 비교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 중소기업(300인 미만)과 대기업(300인 이상) 근로자는 각각 2847만원과 5700만원을 수령했다. 원달러 환율 1053.12원으로 변환하면 2만7036달러와 5만4130달러다.
미국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근로자가 각각 4만287달러, 5만3218달러를 받는다. 보다 분류기준이 세밀한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 근로자는 3만2008달러~3만5394달러, 대기업(1000명 이상) 근로자는 4만3889달러를 수령한다. 단순 금액만 봐도 국내 대기업 근로자는 미국과 일본보다 많이 받는다.
이를 각 국의 1인당 GDP 대비 비율로 분석하면 한국 중소기업 100을 기준으로 일본 91, 미국 79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한국 100, 일본 63, 미국 52로 그 차이가 더 컸다. 물가 등 실질구매력을 반영해 비교하면 중소기업은 한국 100, 일본 105, 미국 130, 대기업은 한국 100, 일본 72, 미국 86이다.
주 청장은 “대기업이 직원들에게 많은 임금을 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과연 이게 언제까지 지속 가능하겠느냐”며 “당장 현대차의 급여가 일본 토요타보다 약 15% 높은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다만 주 청장은 발언의 강도와 불거질 논란을 의식한 듯 “대기업 근로자 임금을 줄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기업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니, 노사가 잘 합의해 급여인상 자제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편 기업인 출신 최초의 중기청장인 주 청장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는 끝났다’며 중소·중견기업의 수출기업화, 스타트업과 벤처 등 창업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그는 이날도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 기업 위주의 선진국형 경제구조로 가야 한다”면서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중소기업들의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해 파이를 키우는 것이 청년실업 등 우리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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