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이 오는 9월 예정된 금융노조의 총파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파업 참가율이 높을 경우 일선 영업점의 업무가 마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금융노조의 총파업에 따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총파업에 대비해 일선 영업점에 추가인력을 배치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총파업 때 종합상황본부를 꾸린 국민은행을 비롯해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도 총파업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권이 이처럼 총파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파업 참가자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만명의 은행원 중 절반인 5만명 이상이 파업에 참가할 경우 본사인력과 계약직 인원 파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노조가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도 높은 찬성률이 나왔다. 지난 19일 금융노조가 35개 지부의 전국 1만여 분회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5.7%(7만9068명)이 총파업에 찬성했다.
이는 2000년 이후 14년 만에 열린 2014년 총파업 찬반투표율(90%)보다 높은 수치다. 당시 총파업에는 10만명의 조합원 중 2만명이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5만명)보다 참가자가 많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총파업보다 은행원의 '보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2000년의 경우 정부 주도의 인위적 합병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부가 합병을 진행할 은행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인 파업이었다. 2014년에는 ▲관치금융 철폐 ▲비정규직·무기계약직 차별 철폐 ▲모성보호 및 양성평등 실현 ▲정년연장, 통상임금 문제 해결 ▲성과문화 척결 등 금융권의 전반적인 사안이 총파업의 이유였다.
여기에 은행연합회가 21일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각 은행에 하달하기로 하면서 금융공기업에 이어 시중은행들도 성과연봉제 도입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나기상 금융노조 대변인은 "앞선 두 번의 총파업의 경우 지부별(은행별 혹은 금융공기업별) 온도차가 있었지만 개인별 성과연봉제의 경우 이에 무관한 조합원은 아무도 없어 총파업 참가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첫 총파업이었던 2000년보다 참가자 수가 크게 상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별로 파업에 대한 매뉴얼을 갖추고 있어 영업점 결원이 생기는 경우 본사 인원을 파견할 수 있다"면서도 "총파업 참가인원이 전체 인원의 절반인 5만명을 넘어서면 일선에서는 1인당 업무량이 늘어나 고객의 불편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 1층에서 '해고연봉제저지·관치금융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은행권이 오는 9월 예정된 금융노조의 총파업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1층에서 열린 '해고연봉제저지·관치금융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에서 김문회 금융노조 위원장(앞줄 가운데)과 노조 간부들이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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