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사, 성과연봉제 치킨게임…2년만에 총파업 이뤄지나
금융노조 찬반투표, 압도적 찬성 예상…사측, 성과제 제동에 촉각
2016-07-19 17:14:32 2016-07-19 17:14:32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은행권 노사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은행들은 성과주의 가이드라인 도입을 강행키로 했으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총파업 카드로 꺼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2년만에 총파업이 추진되면서 노사의 속내는 복잡하다. 사실상 마지막 카드인 총파업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경우 노조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측도 총파업이 강행됐을 경우 금융권 전체 성과제 도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19일 1만여 점포 및 분회에서 10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투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투표 결과는 20일 오전에 나온다.
 
금융노조가 은행들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 발표 등 기존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면서 총파업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은행연합회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금융노조는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회장 겸임)을 지난 18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앞서 시중은행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은행연합회는 외부업체에 의뢰해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주 중 최종안을 발표할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가이드라인 초안은 같은 직급에서도 최대 40%까지 임금 격차를 두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한 금융공기업보다 더 강화된 수준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은행 사측이 이처럼 일방적인 초안을 만들어 공유한 것은 공기업의 강제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복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와 같이 노동자 의견을 묵살한다면 저성과자 강제퇴출제 프로그램 도입도 마다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금융노조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금융노조는 합법적으로 총파업을 비롯한 쟁의행위를 벌일 수 있게 된다. 전례를 살펴보면 조합원 투표가 과반수를 넘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라 과반수를 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과반수가 아니라 90% 이상의 찬성이 나와야 조합원 전체가 수긍하고 있으며 총파업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서는 90%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부별 순회집회, 지부 합동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오는 9월 중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하지만 최후 보루인 총파업 카드를 꺼낸 노조의 속내도 복잡하다.
 
금융노조의 노조원들이 대부분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데다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것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명분 없는 파업으로 부정여론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과거 복지혜택 축소에 반발했던 총파업처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14년 14년 만에 금융권 총파업을 강행했지만 전국 은행 영업점들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정부의 공기업 복지혜택 축소에 강력히 반발하는 기업은행 등 일부 국책은행의 파업 참가율만 높았을 뿐 시중은행의 파업 참여율이 저조한 탓이다.
 
은행권 사측도 총파업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총파업 때는 공공부문 정상화에 따른 복지축소 등의 효과가 시중은행보다 금융공기업에 국한됐기 때문에 총파업 효과가 미미했다고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은 금융권 전반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금융공기업들도 해고 불안을 호소하면서 총파업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금융권 파업참가율은 전체 10% 수준에 그쳤었지만 성과연봉제는 전체 금융권으로 퍼져 나갈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19일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금융노조 산하 지부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모습.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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