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찔끔' 올릴 땐 '팍팍'? 억울한 정유사들
국제유가 반영까지 평균 7주 소요…국제유가 대비 절반 비율로 오르내려
2016-03-30 16:20:08 2016-03-30 16:20:28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내릴 땐 천천히 내리고,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기름값이 제멋대로다."
 
국내 휘발유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원성으로 가득찬 체감도와 달리 지난 5개월 간 국제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을 비교해 봤을 때 인상과 인하시 모두 비슷한 수준의 등락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유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로부터 원유(두바이유)를 수입해 일선 주유소에 공급하기 때문에 국제유가의 변동이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 두바이유가 최저가격을 기록한 것은 1월 셋째주, 국내 휘발유 가격이 최저가격을 기록한 것은 3월 둘째주인 점을 고려하며 평균 7주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한국석유공사에서 집계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바이유는 1월 셋째주 배럴당 23.9달러에서 2월 첫째주 28.5달러로 올랐다. 2주 사이에 리터당 33.77원 상승한 셈이다. 7주의 시차를 적용해 국내 휘발유 가격의 변동을 추적하면 3월 둘째주 리터당 1340.4원에서 3월 넷째주 1357.4원으로, 2주 사이 리터당 17원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국내 휘발유 가격 하락 역시 이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첫째주 두바이유의 가격은 배럴당 44.4달러로,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1월 셋째주 23.9달러까지 떨어졌다. 리터당 150.49원 하락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12월 넷째주 1421.7원에서 올해 3월 둘째주 1340.4원으로 81.3원 떨어졌다. 상승 때와 마찬가지로 하락폭도 적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를 비롯해 환율, 재고 등 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단순 수치화해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마주한 국내 휘발유 가격 등락은 국제유가 대비 절반 수준의 일정한 비율로 오르내린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 시장은 1997년 개방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이윤을 남기기 위해 가격을 올릴 경우 수입사들이 바로 치고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소비자들이 유류세 등 휘발유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를 모르다보니 가격에 대한 괴리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다른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 구성상 고정 유류세가 65%에 이르는 반면 정유사가 결정할 수 있는 공급가격 비중은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2011년 이명박 정부가 알뜰주유소, 혼합판매주유소, 전자상거래 등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정책들을 도입하면서 정유사들은 내수시장에서 이윤을 포기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유류세를 고스란히 챙기고 정유사들에게 유가 안정이라는 책임을 떠넘기려는 묘책"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주유소.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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