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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짜리 인천항 면세점 누가 참여하겠나"
2터미널, 2019년 계약 강제종료…높은 임대료·짧은 기간 논란
2016-02-16 06:00:00 2016-02-16 06:00:00
현재 입찰 중인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이하 2터미널) 면세점이 높은 임대료와 겨우 3년 남짓에 불과한 사업기간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의 대리인 격인 인천항여객터미널관리센터는 면세점 입찰공고문을 통해 기존 여객터미널의 운영이 종료될 경우 면세점 임대계약도 자동으로 종료된다고 명시했다. 특히 신축터미널 이전시 기존 면세사업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영업권이나 기득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못박은 상태다.
 
인천항 여객터미널은 2019년께 완공될 인천 남항 신축 터미널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경우 면세점 계약 역시 해지된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입찰에서 면세점 운영특허를 낙찰받는 사업자는 3년 후 문을 닫아야 한다. 
 
면세점은 보세창고 물류시스템 도입 등 초기 구축비용이 높은 사업인데, 비싼 비용을 들여 면세점 문을 열더라도 기존 면세점의 절반 수준인 3년만에 강제로 문을 닫아야 하는 셈이다.
 
또 인천항 2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관세청으로부터 면세사업 운영특허를 취득하고 매장 인테리어 공사 등을 거쳐 정식 오픈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운영기간은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 2014년 인천항 1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엔타스듀티프리는 당시 4월 초 면세점 운영자로 최종 선정된 후 관세청 운영특허 등을 거쳐 3개월만인 7월에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인천항 측이 면세점 입찰공고문을 통해 제시한 계약기간은 오는 5월부터다. 하지만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면세점 사업자 최종선정 후에도 관세청으로부터 특허권 취득과 각종 제반절차를 거치면 6~7월에야 정상영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루하루가 매출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오픈 시기가 늦춰진다면 사업자 입장에서는 결코 이득될 것이 없다.
 
또 이번 인천항 2터미널 면세점의 연간 임대료마저도 지나치게 높아 입찰에 나설 기업은 극히 드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미 롯데와 호텔신라 등 대기업 면세사업자들은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항 측이 제시한 2터미널 면세점의 입찰예정가격(연간 임대료)은 여객규모가 더 큰 1터미널(24억100만원)보다 높은 24억5800만원 수준이다. 2터미널은 여객수에서 1터미널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터미널의 국제 여객수는 48만여명인 반면 2터미널은 33만여명에 불과했다.
 
중소·중견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운영기간도 3년에 불과한데 임대료를 일방적으로 높게 책정하면 손해볼 것이 뻔해 어떤 기업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천항 측은 "입찰 예정가격은 항만공사 측이 일방적으로 높여 책정한 것이 아니라 기획재정부로부터 인증받은 기관에 의뢰해 산출된 객관적인 가격"이라고 해명했다.
 
인천항 2터미널 면세점 입찰에 대해 여객수가 더 많은 1터미널보다 높은 임대료와 3년 남짓에 불과한 실제 운영기간을 두고 업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높은 임대료와 짧은 운영기간으로는 남는게 없다며 입찰에 나설 기업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인천항 1터미널 면세점 전경. (사진=엔타스듀티프리)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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