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법안)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2016-01-29 10:59:21 2016-01-29 10:59:31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이른바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이와 관련 김종인 당시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상법 등 10여개 관련법을 개정해 대기업에 집중된 경제력을 분산하고 권한 남용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 당선 후에는 공약 중 상당수가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신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책논의와 관련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시작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도 그 연장선상에서 논의 중이다. 당시 동반성장위원회는 중소기업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제조업 82개 업종에 대해 대기업의 진입을 금지했다. 이후 3년마다 해제 또는 재지정 논의를 함으로써 해당 분야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발의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상생법)이 그 예다.
 
현행법은 대기업이 사업을 인수하거나 개시, 확장해 해당업종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해당 중소기업이 중소기업중앙회를 거쳐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적합업종 관련해서는 동반위에서 합의 도출이 되지 않는 경우 중소기업청장에게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일선 기업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업조정 신청 요건이 까다롭고 동반위의 합의 도출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시기에 적합업종으로 지정, 중소기업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정안에서는 각종 추가장치를 마련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중소기업자단체는 동반성장위원회에 적합업종의 합의 도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위원회는 신청일로부터 1년 이내에 적합업종 합의 도출을 마치도록 하며, 기한 내에 합의 도출이 되지 않거나 합의내용이 이행되지 않는 경우 위원회 또는 중소기업자단체는 중소기업청장에게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함(안 제20조의3 신설).
 
다. 현행 조정심의회의 명칭을 “상생협력을 위한 동반성장ㆍ사업조정심의회”로 변경함(안 제31조제1항).
 
라. 조정심의회는 제20조의3제3항에 따라 위원회 또는 중소기업자단체가 신청한 사업조정에 대해서는 신청일 이후 3개월 이내에 해당 사업조정 안건에 대하여 심의를 완료하도록 하되, 중소기업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1회에 한정하여 3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함(안 제32조제7항).
 
마. 중소기업청장은 제20조의3제3항에 따른 위원회 또는 중소기업자단체의 사업조정에 대하여는 대기업등에 대해 사업이양,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철수 및 축소, 확장자제 및 진입자제 등을 5년 이내에서 기간을 정하여 권고할 수 있도록 함(안 제33조제2항).
 
바. 실효성 확보를 위하여 사업조정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자에 대한 벌칙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하고, 자료의 제출 등을 하지 아니한 자 등에 대한 과태료를 1천만원 이하로 상향조정함(안 제41조 및 제43조).
 
개정안에 따르면 적합업종 지정 자체는 지금과 같이 동반위를 통한 민간 자율영역으로 남겼다. 대신 현 상생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되는 적합업종 사업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조항들을 신설했다.
 
동반위에서의 적합업종 합의도출을 신청일로부터 1년 이내에 마치도록 하고 기한 내 합의도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기청장에게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청에 대해 조정심의회가 신청일 이후 3개월 이내에 심의를 완료(중기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1회, 3개월 내 범위에서 기간연장 가능)토록 했다.
 
이같은 사업조정에 대해 중기청장은 사업이양,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철수 및 축소, 확장자제 및 진입자제 등의 조치를 5년 이내로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조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이와 관련 가장 최근에 열린 회의는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산업위 법률안 소위원회다. 회의에서는 정부와 일부 의원간의 이견도 나왔다.
 
다음은 법률안 소위 속기록 내용이다.
 
최수규 중기청 차장 - …중소기업단체가 적합업종 신청하는 내용, 그리고 1년 이내에 적합업종 합의 도출 등 7개 항목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검토한 결과 그 법제화 시에, 개정 시에 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정했습니다.
 
백재현 위원 - 대단히 유감인데요, 적합업종 지정 관련해서 진행이 안 되니까 결국은 중소기업단체들이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되는 것 아니에요? 그래야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지 똑같은 제도를,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하면 되나? 그것이 핵심인데, 그것이 빠지고 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는데, 이 법안 성격 그 자체가. 오랫동안 동반성장위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시간만 질질 끌었던 것을 1년이 넘어가도록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중기단체가 동반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조정 신청이 가능한 제도를 터야만 그래도 동반위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적극성을 띨 수가 있고, 그 기간 내에 또 동반위에서 처리를 못 하면 중기단체가 바로 진행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줘야 되는 것 아니에요? 거기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는 얘기인가요?
 
최수규 차장 - 1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하게 되면 지금 대기업하고 중소기업하고 서로 합의를 통해 가지고 결정을 하고 있는데 1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계속 서로 미룰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러다 보면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가 어렵게 되고요. 또 중소기업단체가 개입하게 되면 신청한 중소기업들하고 대기업 대표들하고 협의하는 과정에 외부가 개입되면서 이것이 더 혼란스러워질 우려가 굉장히 큽니다.
 
백재현 위원 - 이 제도가 만들어짐으로써 대기업이 1년 안에 합의를 보려는 노력이 더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으세요, 반대로? 이것 때문에 안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중기청이 보는 것이고 법안 제출자인 저는 이런 근거가 있음으로써 더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매듭이 될 것이라 보는 견해가 있는 것이거든요.
 
해당 법률개정에 대해서는 대기업 측에서도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반대이유로 통상마찰 가능성과 대기업 협력사 피해, 해당분야 중소기업이 아닌 외국기업 잠식 우려 등을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계 입장은 다르다. 통상마찰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가의 정당한 공공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조치는 인정되며 서비스 교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 시행 후 20년 이상 비차별적이고 합리적인 국가의 정책이 문제된 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기업 협력사 피해 및 외국기업 잠식우려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한다. 적합업종 선정은 중소기업 적합성과 부정적 효과방지, 민간 자율합의의 원칙으로 추진하며 선정 시 해당 내용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다는 것이다.
 
해당 법안은 여야가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과 병행처리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미 여야는 해당 법률 개정안을 이번 국회 회기 내에 합의 처리키로 한 바 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2차 중소기업 적합업종 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모습. 사진/중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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