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탈당, 흔들리는 더민주
'친노 패권주의' 내세우며 떠나…더민주 “정권교체 길에서 다시 만날 것으로 믿는다”
최원식 등 탈당행렬 이어져…문재인 "호남민심 겸허히 받아들여"
2016-01-12 17:26:26 2016-01-12 17:26:48
동교동계 좌장인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탈당했다. 당내 ‘친노 패권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올해 86세인 권 고문은 전남 목포 출생으로 1961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평생을 DJ의 정치적 동지로 살아왔다. 13·14·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한화갑 전 의원과 함께 ‘양갑'으로 불리며 DJ 측근그룹 동교동계를 이끌었다.
 
권 고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0년 가까운 정치인생에서 처음으로 몸담았던 당을 스스로 떠난다”며 “국민이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할 야당이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지도부의 폐쇄적인 당 운영과 배타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민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어 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참고 견디면서 어떻게든 당의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모두 소용없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너그러운 포용과 화합을 이루지 못한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권 고문은 향후 진로와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회견장을 떠났다. 권 고문이 특정 신당에 합류하는 것보다 제3지대에서 머물며 야권 통합을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지만, 이날 탈당 기자회견문 보도자료를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 측이 배포한 점에 미루어 볼 때 안철수신당 합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권 고문과 함께 김옥두·이훈평·남궁진·윤철상·박양수 전 의원 등도 탈당계를 제출했다. 정대철 상임고문 역시 이르면 14일 탈당할 것으로 전해져 50년 가까이 민주당 계열 정당을 지탱해온 동교동계 원로그룹과 더민주의 결별은 현실화됐다. 
 
권 고문의 탈당에 더민주는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처음으로 공식논평을 내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권 고문의 탈당은 우리로서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하지만 이는 온갖 풍상을 견뎌온 우리당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시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두 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반드시 정권교체의 뜻을 이뤄낼 것”이라며 “그 정권 교체의 길에서 권 고문 등 우리 당을 떠난 분들과 다시 만날 것으로 믿는다”고 희망했다. 
 
문재인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아프다. 호남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우리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정말 새롭게 당을 만든다는 각오로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더민주 탈당 행렬은 계속됐다. 손학규계인 최원식 의원(인천 계양을)은 “적대적 공생관계인 기득권 양당정치가 주는 비단길은 거부하고 고난의 흙길을 걷겠다”며 국민의당 합류 의사를 밝혔고, 전국평당원협의회 임홍채 대표 등 중앙집행부 30여명도 “대세는 안철수신당"이라며 탈당했다. 
 
여기에 13일 주승용·장병완 의원이 동반탈당을 예고했고, 김영록·이윤석·김승남·이개호·박혜자 의원 등 호남권 의원들의 집당 탈당도 예상된다. 박지원 의원도 다음주 탈당이 유력해 호남권이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호남의 동요가 수도권으로 북상해 수도권 집당탈당을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 대표는 외부 인재영입 등으로 난국을 헤쳐간다는 구상이다. 문 대표는 이날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출신 여성 임원 양향자 전 상무 입당식 인사말에서 “새로운 영입과 십만명에 가까운 온라인 입당자들은 우리 당의 새로운 희망”이라며 “당을 지키고 있는 많은 당원 동지들과 함께 이 새로운 희망들을, 우리 당을 새로운 정당으로 만들어가는 동력으로 삼아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등으로 총선체제로 조기 전환해 분위기를 추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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