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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반도체업체들 투자 줄이지만…삼성·SK하이닉스, 공세적 설비투자 나선다
2015-08-10 17:58:31 2015-08-10 18:35:51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7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 참석, 내빈들과 발파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국회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유의동 국회의원. 사진/뉴시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설비투자(CAPEX)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해외업체들은 IT제품 수요둔화를 우려해 설비투자를 줄이기로 결정한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한편 미세공정 고도화 등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 앞으로의 경쟁에서 더욱 앞서간다는 방침이다.
 
세계 반도체 1위 업체인 인텔은 올해 설비투자를 기존 87억달러에서 77억달러로 11.5% 줄이기로 결정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도 120억달러에서 110억달러로 8%가량 축소한다. 글로벌 IT·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계획보다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은 IT 기기 등 전방산업 부진에 따라 관련 부품의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는 하반기 글로벌 IT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반면 D램 업체들은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집계된 삼성전자 투자액은 7조6000억원이며, 연간기준으로는 15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설비투자에는 14조3000억원이 쓰였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3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년대비 35% 증가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D램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당초 계획 수준인 40억달러 전후의 금액을 설비에 투자하고, 내년에는 40억달러대 후반을 투자할 계획이다.
 
해외 시스템반도체 업체들과 달리 D램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에 미뤄 볼때 D램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PC와 서버를 중심으로 하락 중인 D램 가격 하락이 공급 과잉 영향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과잉공급을 우려하기 보다는 미세공정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첨단 미세공정 도입으로 제품 성능 향상과 원가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선 공정을 도입하면 공급과잉 시기에도 남들보다 안정된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PC, 모바일, 서버용 D램에서 20나노 공정을 적용한 데 이어 올해에는 20나노 그래픽 D램 양산에 성공했고, 전체 D램에서 20나노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20나노대 중반 D램을 생산 중인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개발 완료가 예상되는 서버·모바일용 DDR4 기반 D램으로 20나노 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D램 시장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기 위해서는 미세공정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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