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정체..글로벌 석화, 체질개선 2色
국내 '원료다변화'에 집중..유럽·日은 구조조정 및 고부가 제품에 집중
2015-02-16 13:49:39 2015-02-16 13:53:49
◇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세계 석유화학 산업이 극심한 정체 국면에 빠진 가운데, 한국과 일본, 유럽 등 각국 기업의 대응전략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들은 원료 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범용제품을 과감하게 접고 고수익 사업부문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유럽 역시 노후설비를 폐쇄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추진 중이다.
 
16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와 액화석유가스(LPG) 기반의 증설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연내 우즈베키스탄에서 에탄분해설비를 완공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양산에 나선다. 생산규모는 PE와 PP 각각 38만톤, 8만톤 규모다. 또 오는 2018년까지 미국 셰일가스를 활용해 에틸렌 생산에도 나선다.
 
효성도 프로필렌 공장을 증설해 올 하반기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30만톤 늘려 총 50만톤으로 확대한다.
 
내년에는 SK가스가 프로판 가스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프로판 탈수소화 공정(PDH) 공장을 완공하는 것을 비롯해 롯데케미칼이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으로 콘덴세이트를 원료로 한 믹스드자일렌(MX)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에 나선다.
 
앞서 SK인천석유화학과 삼성토탈은 지난해 콘덴세이트를 원료로 한 파라자일렌(PX) 공장을 각각 130만톤, 100만톤 증설했다.
 
이처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전략은 원유 대신 천연가스와 셰일가스·콘덴세이트·LPG 등 원료 다변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반면 일본과 유럽은 범용사업을 접고 노후설비를 폐쇄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쌀로 통하는 에틸렌의 경우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 총 121만톤 규모의 설비가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 원가경쟁력이 취약한 50만톤 미만의 중소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댄 것.
 
앞서 일본은 2013년과 지난해 PE·PP 제품을 중심으로 3개 업체가 약 40만톤 규모의 설비를 멈춰 세우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수익성이 낮은 범용 석유화학 사업은 과감하게 철수하고, 수익성이 높은 정밀화학·소재 분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
 
유럽도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독일 바스프는 폴리올레핀(PO)과 스티렌모노머(SM) 사업부문을 정리하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과 전자·농업화학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 경기에 민감한 사업 대신 장기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탈리아 화학기업 베르살리스 역시 나프타 생산시설을 축소하고, 바이오와 그린케미칼에 집중하는 등 수익 기반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전략이 원료 다변화에 치우쳐 있는 것에 대해 적잖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정 원료로 쏠림현상이 발생, 결국 해당 제품에서 공급과잉이 발생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
 
대표적인 예가 합성섬유와 페트(PET)병의 원료가 되는 파라자일렌(PX)이다. PX는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으나 각 기업들이 우후죽순 신·증설에 뛰어들면서 '미운오리'로 전락했다. 공급과잉으로 판가는 급락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원료 다변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큰 틀에서 차별성을 지니지 못한 탓에 결국 국내 기업간 경쟁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면서 "바스프처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시황을 타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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