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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업병 협상 '진전'..'사과' 놓고는 신경전
2015-01-16 16:59:20 2015-01-16 16:59:20
[뉴스토마토 임효정·이지은기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2차 조정위원회가 언론 등 외부에 공개된 가운데 교섭 대상자들이 제안 방안을 각각 내놨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모든 혈액암에 대해서도 보상하겠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혀, 10년간 평행선을 달려온 교섭 당사자간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News1
 
조정위원회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제2차 조정위를 열고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등 3가지 의제에 대해 협상을 이어갔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러한 절차(제안서 발표, 질의응답)를 통해 각자 제안해 준 내용 중에 교집합을 찾을 수 있는 부분과 입장차이가 있는 부분을 가려보고 입장차에 대해서는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정리해 보겠다"며 "앞으로 조정위원회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권고하는데 기초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직업병피해자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순으로 3가지 의제에 대한 제안서를 내놨다.
 
우선 가대위는 "사과문의 진정성은 인정하지만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기자회견 방식으로 추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퇴직 후 12년까지 발병에 대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삼성전자가 기금을 출현해 건강재단(가칭)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백혈병을 비롯해 모든 혈액암, 뇌종양, 유방암에 대해서도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병 시기는 퇴직 후 10년 이내, 20년 전 퇴직자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대책으로는 ▲자료보전 법정 의무기간 2배 연장 ▲유해화학물질 감독 강화 ▲건강연구소를 통한 안정성 직접 확인 ▲종합진단 실시 ▲사회와의 소통 강화 ▲보건관리 전문성 지원확대 ▲조정위원 반도체 생산라인 방문 등을 제시했다.
 
사과 대목과 대해서는 "이미 3차례에 걸쳐 사과를 했고, 조정 마무리되는 시점에 개별적 사과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사과에 대한 의제를 먼저 언급했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전자는)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부실한 안전관리, 산재인정 방해, 정보왜곡 은폐와 관련해, 또 직업병 문제를 알리는 활동에 대해 인권침해, 형사고소 등으로 대응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발방지 대책으로는 ▲정보공개와 알권리 보장 ▲종합진단 실시 ▲화학물질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감사 ▲안전보전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노동자 건강권 실현 대책의 이행 과정 등을 제안했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경제적 보상과 함께 정신적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올림 관계자는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건강한 청장년이 갑작스런 큰 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경우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정신적으로 큰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근무한 노동자 가운데 근무기간 3개월 이상, 퇴직 이후 20년이내 발병자를 포함시켰다.
 
이날 교섭당사자들은 20분간 제안서를 발표하고, 조정위가 교섭당사자에게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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