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진앙인 미국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올해 1.4분기에 예상보다는 개선된 실적을 속속 발표하면서 금융불안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씨티그룹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금융회사들이 그동안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면서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해왔던 만큼, 이들의 상황이 개선되면 주가 상승뿐 아니라 신용경색 완화와 대출 확대 등 경제 전반으로 '훈풍'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는 16일 지난 1분기 순익이 21억4천만달러(주당 40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23억7천만달러(주당 68센트)와 비교하면 10% 감소한 것이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치 주당 순익 32센트는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250억달러로 작년 동기 169억달러보다 45% 늘었다.
앞서 지난주 웰스파고도 1분기에 순익이 약 30억달러(주당 55센트)로 추산된다고 밝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고, 골드만삭스도 1분기 순익이 16억6천만달러에 달하는 등 속속 발표되는 금융권의 실적들이 예상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금융업체들이 개선된 실적에 힘입어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자금을 상환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50억달러의 증자를 통해 정부 구제금융 자금을 상환하겠다며 관련 절차를 정부와 협의하고 있고 JP모건체이스도 "언제라도 정부 자금을 갚을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미 19개 은행이 미 재무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모두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상황 호전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여기에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해소하기 위한 재무부의 공공.민간투자프로그램(PPIP)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원활히 제 기능을 발휘할 경우 그동안 금융시장의 '폭탄'으로 인식됐던 금융권의 부실도 해소되고 금융시장도 정상 기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그동안 주가가 주간 단위로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채권시장의 정크본드 매매가 재개되는 등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날 증시에서 기업공개에 나선 외국어 학습 소프트웨어업체 로제타스톤은 전날 주당 18달러의 가격이 형성된 데 이어 이날은 주가가 25달러를 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병원 운영업체인 HCA도 정크등급 채권 15억달러 어치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금융권의 실적 호전은 시가평가 완화에다 미 연준의 자금 지원 등 각종 지원책을 바탕으로 삼아 나온 것이어서 근본적인 `체질개선'으로 볼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실업 증가와 가계수입 감소 등으로 신용카드 등의 연체가 계속 늘고 주택시장도 아직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므로 앞으로도 금융권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토론토 소재 몬트리올에셋매니지먼트은행의 게이빈 그레이엄 투자담당 이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신용카드 연체 증가에 대해 "앞으로 3개 분기, 또는 내년 중반까지는 수치가 개선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라면서 신용카드 부실확대를 경고했다.
금융회사들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정하면서 부실과 손실 증가에 대비해 충당금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더구나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 여타 대형 금융회사들의 실적발표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이들의 실적을 봐야 앞으로 금융불안 진정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은행들의 상세한 재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초 발표될 대형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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