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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에 성공한 삼성전자, 상반기 '관건'(종합)
2015-01-09 06:51:41 2015-01-09 06:51:41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지난 3분기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던 삼성전자(005930)가 4분기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했다.
 
3년 만에 5조원 아래로 영업이익이 추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워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선방은 삼성전자의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가전, 모바일, 반도체, 부품 등 포트폴리오의 힘이 컸다. 모바일의 부진을 나머지 부문이 상쇄하며 삼성전자를 지탱했다.  
 
회복세로 돌아선 데는 무엇보다 반도체의 영향이 컸다. 오랜 기간 치킨게임 끝에 공급자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한 데다, 그간 축적된 기술력은 삼성전자를 다시 반도체 기업으로 돌아보게 만들었다. 특히 제2의 전성기로 불릴 정도로 시장 상황은 급속도로 안정화됐다.
 
올 상반기 실적이 향후 삼성전자의 미래를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등 부품 부문의 계속된 이익 증가와 갤럭시S6의 본격적인 판매로 IM(무선사업부) 부문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고비넘긴 '4분기'..'반도체'가 효자
 
삼성전자는 8일 연결기준으로 지난 4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8%, 37.42%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9.59%, 28.08% 늘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05조4800억원, 영업이익 24조9400억원의 실적이 예상됐다.
 
앞서 국내 주요 증권사 26곳이 추정한 삼성전자 4분기 실적 평균치는 매출액 52조895억원, 영업이익 4조7863억이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불안을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 회복은 반도체 부문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인 D램 판매량이 늘면서 메모리사업부 실적이 호전됐으며, 시스템LSI사업부의 적자 폭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분기 2조2000억원대였던 반도체 영업이익이 4분기에는 2조7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던 IM부문은 영업이익이 소폭 개선됐지만, 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줄이는 등 비용 구조의 개선에 따른 결과로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긴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지난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오히려 전분기 대비 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1조7500억원보다 소폭 상승한 1조8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TV를 중심으로 생활가전이 포함된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연말 쇼핑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경절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소비 시즌을 맞아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이란 데 이견이 없다. 3분기 50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낮은 영업이익률은 극복 과제다.
 
◇1분기도 '주춤', 2분기부터 본격 '회복' 기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바닥에서 벗어나면서 올해는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부문의 계속된 이익 증가와 IM 부문의 안정으로 2분기부터는 실적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문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지속되는 D램 산업 호황과 시스템 LSI부문 회복에 따른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왔고, 올해 1, 2분기 역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14나노 핀펫 양산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시스템반도체 부문도 긍정적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M 부문도 불투명성이 조금씩 걷혀지는 분위기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M 수익성 둔화는 불가피하나 6%대 영업이익률이 예상되는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가 IM 수익성 저점이 될 전망"이라며 "라인업 축소 및 효율화로 2분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전체적으로 비수기이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 이익 증가와 IM부문 이익 안정에 따라 2분기에 본격적으로 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후발주자들의 계속된 저가 공세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역시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패가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잇달아 중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신흥국에 내놓는 것도 같은 판단에서다.
 
송명섭 연구원은 "저가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달 내놓을 저가 전략폰의 성패에 따라 시장점유율 개선세가 나타날 것"며 "200달러 이하의 저가폰이 어느 정도 시장에서 팔릴 지가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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