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한자리 남아 있는 은행권의 유관기관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의 후임 자리다.
은행연합회장은 전국 22개 회원사를 두고 있는 막중한 자리다. 자산 규모는 다른 업권의 유관기관보다 압도적이며 임금도 7억원이 넘는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 추천권도 가진다.
KB 회장 후보군에도 거론됐던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과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도 거론된다.
이들은 은행장을 한 번씩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오는 24일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의 후임 인선을 위해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등 정부에서는 은행연합회장 인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은 퇴직한 관료들의 전유물로 알려져 당국도 부담을 느낀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은행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금융업을 잘 이끌어 나갈 인물을 뽑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장 인선 절차는 폐쇄적이다. 은행연합회는 다른 금융협회와 달리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따로 구성하지 않고 회장을 선출해왔다. 그동안 이사회에서도 단독 후보를 추천해왔고 곧바로 연합회 총회에서 이견없이 추대됐다.
정부 개입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기본이고 공익적인 성격이 강해 정부 정책에 공조하는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박병원 회장도 박근혜 정부의 핵심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정권 초 국민행복기금이 제대로 안착하는데 일조했다. 고용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 총연합회 회장도 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통 뱅커'나 '민간 출신'이라는 이력만으로는 은행연합회장 인선의 그물망을 통과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특히 남은 3년여의 임기 동안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가 제대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회원 은행사들을 독려하고 정부의 정책을 이해시킬 수 있는 인물에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
유력 후보군인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정통 은행원 출신으로 행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관피아 배제' 여론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정부 정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무난하다는 평가다.
이종휘 이사장은 1970년 옛 한일은행에 입행해 상업은행과의 합병을 거쳐 우리은행장까지 지낸 인물로, 지난해 10월부터는 미소금융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미소금융 이사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서민지원과 직접 관련된 업무다 보니 고된 일이 많다. 올해 4월까지 신용회복위원장을 겸임하면서 서민금융제도가 안착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준희 전 행장은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은행장까지 올랐다. 은행장 재임기간 중 기술금융 활성화 등을 통해 현 정부의 창조금융의 초석을 다져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륜으로는 이 이사장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민·관을 두루 경험한 후보가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간 출신, 비관료 출신 협회장이 은행권의 입장을 금융당국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료 출신인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린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관피아 배척이라고 하지만 조직 내외부적으로 조직력과 추진력이 있는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부분도 있다"며 "아직까지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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