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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국감)원전부품 위조·확인불가 3812건..원전비리 벌써 잊었다
2014-10-07 13:17:30 2014-10-07 13:17:30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비리 후에도 시험성적서와 기기검증서가 위조됐거나 진위 여부를 판명할 수 없는 원전부품이 그대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의원(정의당)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원전부품 위조 관련 자료들을 보면, 현재 가동 중인 23기의 원전과 건설 중인 5기의 원전에서 사용하는 부품 중에서 시험성적서와 기기검증서가 위조됐거나 진위 여부를 판명할 수 없는 부품은 총 3812건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시험성적서 '위조'는 2116건, 시험성적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확인불가'(발행기관이 폐업했거나 원본이 폐기된 경우)가 1576건이었다.
 
김제남 의원은 "원전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안전등급(Q) 품목이 검증받아야 하는 기기검증(EQ)은 '위조'가 63건, '확인불가가 57건"이라며 "원전에 설치된 위조·확인불가 품목은 총 1341개 중 교체는 570개(42.5%), 현상 사용은 608개(45.3%), 차기 계획예방정비 중 교체는 164개(12.2%)"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 주장대로라면 지난해 정부의 원전비리 조사 이후에도 가동 원전 23기와 건설 중인 원전 5기에서는 시험성적서가 위조됐거나 진위를 알 수 없는 부품이 그대로 사용됐으며, 이 가운데 57.6%는 지금까지 그대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고 수명까지 연장해서 가동 중인 고리 원전1호기에는 34개의 위조부품 중 6개가, 30개의 확인불가 부품 가운데는 12개가 그대로 쓰이고 있었다.
 
또 지난 1월에 재가동이 승인된 신고리 원전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는 설치된 위조부품은 각각 187건, 86건, 80건인데, 여기서 교체된 부품은 6건, 3건, 3건에 불과했다. 확인불가 부품은 각각 138건, 88건, 34건인데 교체는 5건, 3건, 0건이었다.
 
김제남 의원은 "원전부품의 시험성적서와 기기검증서 위조·확인불가가 3812건에 달하는 것 자체도 놀랍지만 위조가 확인됐는데도 절반 이상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더 큰 문제는 시험성적서 위조 등 원전비리가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라는 사실로,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주문과 제작 등에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즉시교체 불가품목을 차기 계획예방정비 때까지 사용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한 상식 밖의 처사"라며 "정상부품도 예기치 않은 고장과 사고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데 위조가 확인된 품목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1·2호기(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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