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하면 떠오르는 문장이다.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저자인 박병률기자도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닐까. "소설 속 행간을 읽으면 경제가 보인다"
이 책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설 플롯과 경제학의 원리를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나간다. 너무 오래 전 읽어서 흐릿해졌거나 미처 읽지 못했던 '고전'을 훑어보는 즐거움에 경제학 지식은 '덤'이다.
저자는 36편의 고전을 소개하고 있는데 내용의 줄거리 뿐만 아니라 저자가 살았던 시대의 경제적 배경, 소설 속 주인공들의 환경까지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경제속에 녹여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설명하면서 돈이 없어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내야 했던 개츠비가 5년 만에 백만장자가 돼서 나타날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해주는 것.
짧은 시간에 개츠비가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는 '금주법'이다. 개츠비는 밀주를 유통시켜 단 2년 만에 백만장자가 된 셈.
서머셋 몸의 <달과 6펜스>에서는 '기회비용'을 이야기한다. 후기 인상파 화가인 폴 고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의 주인공 스트릭랙드는 잘 나가는 주식중개인을 포기하고 화가가 된다. '달'은 꿈을 '6펜스'는 빵 한 조각을 살 수 있는 돈. 결국 꿈을 택하므로써 안락한 삶의 기회비용을 포기하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덧붙인다. 폴 고갱의 작품이 국제 경매시장에서 고가로 매매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그의 아내가 미래를 예측할 줄 알았다면 회계원 대신 화가가 되겠다는 폴 고갱을 막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을.
카프카의 <변신>은 '가난한 집 맏아들'로 해석한다. 어느 날 일어나 보니 벌레가 된 '맏아들'의 이야기다. 실직한 아버지, 병든 어머니, 어린 여동생까지 주인공 그레고르는 집안의 가장이다. 그러던 그가 어느날 갑자기 벌레가 되자 일할 능력을 상실하면서 가족의 짐이 된다.
저자는 그레고르를 한국의 전형적인 가난한 집 맏아들로 재해석한다. 가족들이 맏아들을 집안 대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투자를 몰아주면 나중에 재분배 하는 '트리클 다운' 이야기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강남주민, 서울 등등이 모두 맏아들 사례라는 것.
개인적으로 그레고르를 가난한 집 맏아들과 연결시킨 부분은 억지가 있어 보여 아쉽다. 그레고르는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게 아니라 혼자 가족을 돌보다가 일할 능력을 상실하자 가족에게 버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카프카가 <변신>을 쓸 당시 독일의 경제상황은 독일의 초인플레이션에 기인했다는 시대적 배경 설명을 통해 이 소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야기 해준다. 카프카 역시 신문 한 부 살 돈 없고, 남은 양초 토막으로 음식을 데워먹어야 할 정도의 고달픈 삶이 결국 결핵으로 카프카를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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