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부진'..삼성전자, 2분기 '쇼크'
업계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전분기보다 10% 감소할 것"
삼성 "중저가 스마트폰 재고 증가와 마케팅 비용 확대 탓"
2014-07-08 10:53:03 2014-07-08 10:57:33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효자' 노릇을 하던 스마트폰이 2분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갤럭시S5'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이 시장의 외면을 받은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005930)는 8일 올 2분기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24.5% 감소했다. 전기 대비로는 각각 3.1%, 15.2%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급감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4일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인 8조1239억원을 훨씬 밑돈다. 어닝쇼크 수준이다.
 
◇삼성전자 사옥(사진=뉴스토마토)
 
무엇보다 IM(IT-모바일) 사업부의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IM 사업부는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IM사업부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5.7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IM 부문의 부진이 삼성전자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에서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2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 중반에서 5조원 초반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5조4700억원, 올 1분기 6조43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기존 실적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IM 부문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중저가폰의 실적 하락과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발생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중국·유럽 시장내 업체간 경쟁 심화로 중저가 스마트폰의 재고가 늘었다"면서 "이로 인해 2분기 출하(셀인) 물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하량은 7300만~7800만대로 추정된다. 
 
아울러 3분기 성수기와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유통 재고를 줄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한 것도 실적 하락의 원인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부진이 결정타다. 갤럭시S5는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많은 국가에 동시 출시됐음에도 판매량이 내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5 출시 이후 시장의 분위기를 살피던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역량을 집중한 것에 비해 시장 반응이 뜨겁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갤럭시S5보다 파생모델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갤럭시S5 이미지(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태블릿의 경우 전반적인 시장 수요가 부진하면서 판매량이 줄었다. 2~3년 교체 주기가 정착화된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은 사업자 보조금 효과가 미미해 교체 수요가 적다. 또 5~6인치대 대화면의 스마트폰 판매 확대가 7~8인치대 태블릿 수요를 잠식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도 2분기 IM부문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재고 이슈와 중저가 모델 판매 부진으로 인해 IM 부문의 실적이 부진했다"며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400만대로, 전분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4.8% 감소한 7300만대, 8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무선사업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를 각각 6.7%, 5.6% 하회하는 28조원, 5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진단했다.
 
3분기 IM 사업부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본격적인 롱텀에볼루션(LTE)폰 시장이 본격 개화하고, 하반기 대어인 갤럭시노트4 출시도 예정돼 있어서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부터는 계절적 수요 증가와 갤럭시노트4를 중심으로 한 신제품 출시 및 중저가모델 라인업 강화에 의한 IM총괄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갤럭시S5 프라임, 갤럭시탭 8.4인치와 10.5인치 출하에도 불구하고 아이폰6와의 경쟁 심화로 인해 무선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0.6% 감소한 4조6000억원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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