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아파트 관리 업무에 '최저가 용역' 업체 선정을 권하는 국토교통부와 생활비에 한참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결정·통보하는 고용노동부.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들의 안정된 생활을 전혀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탓에 지자체가 앞장서 '생활임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행 주택법상 아파트에서 청소, 경비 등의 관리 업무는 경쟁입찰에서 낙찰받은 용역 사업자가 한다. 국토교통부는 관련 고시에 "최저가 낙찰" 기준을 둬, 낙찰 업체는 대개 최저가로 투찰한 업체가 선정된다.
이들 용역 업체는 최저가 기준으로 지급 받은 용역비 일부를 떼어 경비원과 청소 노동자 등 소속 근로자에 월급을 주는데, 경비원 기준 최저임금의 90%(시간당 4689원), 청소 노동자 최저임금(5210원)을 토대로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단지 내 쓰레기 정리 등 다양한 잡무를 수행하지만, 감시·단속직으로 분류돼 최저임금 100% 적용 제외 대상이 돼 왔다.ⓒNews1
교대와 휴게시간 등 근로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경비원 월급은 122만~157만원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이같은 급여를 받고 일하는 경비원들은 서울시 내에만 최소 3만5000명에 달한다.
내년부터는 아파트 경비원에게도 최저임금이 100% 적용되지만, 업체가 휴게시간을 늘리는 등 편법 운영할 가능성도 커 실질적인 월급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경비원에 최저임금 100%가 적용되도록 바뀐 건 2007년 '제외'대상에서 '감액'적용 대상이 되고도 8년만이다. 감액 비율이 7년에 걸쳐 감소해, 최저임금의 70%(2007년), 80%(2008~2011년), 90%(2012~2014년) 순으로 적용 비율이 증가해온 결과다.
최저임금을 보장 받는 아파트에서 청소하는 노동자들도 사정은 크게 낫지 않다. 소속 업체나 실근로시간 등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전일제로 일하면 대략 8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하루 8시간씩 매주 5일 일한다고 가정하고,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월급 83만3600원 수준이다.
이밖에도 소독과 승강기유지, 지능형 홈네트워크 및 냉난방시설 수선·유지 등 아파트 단지가 쾌적하게 안전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업무는 다양하다.
이들 업무를 수행하는 아파트 근로자는 '최저가 입찰' 방삭에서 선정된 용역 업체들 소속이다. 때문에 직종이나 업종 등에 따라 하는 일은 제각각이지만, 임금 등 처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에 겨우 준하거나 심지어는 못 미치는 이들의 월급으로 자신이 일하는 아파트에 '내집마련'을 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생활비를 맞추는 것만도 빠듯한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최저임금은 평균 5.2%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평균(2.7%)에 견줘 두 배 가까이 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다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체감물가 상승률은 정부 통계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하기로는 물가 상승률이 임금보다 2배 이상 높은 것.
이때문에 아파트 경비원 등 저소득 근로자에 최저임금을 보장해주는 것을 넘어 '생활임금'을 도입해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생활임금'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운 후보자들이 늘면서, 생활임금제가 부각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인지도는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부천시가 지자체 최초로 처음 도입한 이 제도는 물가 상황을 고려해 노동자에 '최저임금'이 아닌 '최저생활비'를 보장해주는 제도다.
올해 부천시에서는 소속 근로자 406명이 최저시급(5210원)보다 7% 높은 생활임금(5575원)을 기준으로 월급을 받고 있다.
김남근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올해 발간된 '노동사회'에서 "선거에서 유불리를 넘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증대하려는 시도로서 생활임금 제도의 확산은 큰 의미가 있다"며 "내수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고 이를 살리기 위한 민간소비의 활성화, 가계 가처분소득 증대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생활임금 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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