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볼펜 가지고 어떻게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합니까?”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13일째, 총리는 사퇴하겠다고 했고 곳곳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많은 것들이 변한 듯하지만 초기 구조 이후 구조자 수는 그대로여서 그 가족들과 국민들의 애끊는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
과적·무리한 증축·모니터링 소홀 등 인재로 밝혀지고 있는 이번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지난 26일 방재전문가 조원철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사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 교수는 ▲ 현장·지역 중심의 재난관리시스템 구축 ▲ 안전 관련 공무원들의 전문성 강화 ▲ 시민들의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하는 의식 확산 등을 중요 과제로 꼽았다.
조 교수는 “사고는 현장에서 일어나고 각 지역별로 언어표현과 행동양식이 다 다르다”며 “(재난 현장 지휘는) 그 지역 특성에 맞춰 그 지역을 잘 아는 분들이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장·지역 중심 재난관리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그다음에 중앙정부는 그분들이 현장 수습을 할 수 있도록 방재 재원 즉, 정보·물자·장비·인력·기술을 지원해줘야 한다”며 지역 단위에서 책임지는 방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교수는 또 기존의 위계질서에 기반한 시스템도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에헴’하는 문화를 바꿔줘야 한다. ‘내가 장관인데 어떻게…’ 그건 말이 안된다. 우리 국민들이 죽고 사는 문제인데”라며 신속한 구조활동에 방해가 되는 문화적 요소를 제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을 담당하는 관료들의 전문성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번 세월호 사고 발생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을 맡았던 이경옥 안행부 2차관은 구조자 숫자를 번복하면서 국민들의 혼란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경험이 최고의 훈련인데 책상머리에 앉아 교과서만 본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현장에서 직접 보고 관리해 본 사람들을 실무자로 채용해야 한다”, “이번에 보라. 볼펜 가지고 어떻게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나?"라며 행정 조직 내에서 전문성·현장성이 무시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미국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남부 지역에 큰 손상이 있었는데 그때 해당 3개 주 주지사들이 모여서 어떤 결정을 했냐 하면 ‘우리가 경험 많은 민간인을 고용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임스 리 위트(James Lee Witt)라고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을 고용하고 그 밑에 주지사들이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전문성 있는 관료가 적재적소에 투입되지 않는 이유로는 임면권자의 인사철학, 관료 후보자의 업무능력을 제대로 따지지 못하는 국회 인사청문회, 행정조직의 불합리한 구조 등이 제시됐다.
조 교수는 이번 사고 과정에서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많이 밝혔지만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 국민들도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민들이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가 힘차게 살던 것 이면에는 불안정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예를 들어 지하철 타다가 어떤 문제가 있으면 내가 어떻게 할 거냐, 화재가 났을 때 어떻게 살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고 조그마한 비닐봉지 갖고 코하고 입을 막아서 가스로부터 질식하지 않겠다 하는 등의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조 교수의 일문일답.
-먼저 조 교수의 재해 분류에 따르면 이번 세월호 사고는 시설재해 또는 안전사고재해에 해당되는데 다른 자연·사회적 재해와 예방 가능성이나 수습 과정에 있어서 구별되는 특징이 있나.
▲ 이번 사고 같은 사전에 규정 같은 것을 지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모든 규정이 제대로 하나도 지켜진 게 없이 다 불법적으로 다 자기 임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사고 수습 방향은 관련 제도 정비, 처벌 규정 강화로 모아지는가.
▲ 이게 제대로, 특히 공직사회에서 이것을 모든 규칙, 회의 같은 것을 제대로 하도록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기본적인 절차를 안 지켰기 때문에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거다. 그런 기본 절차 지키도록 하고, 공직자들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각성하는 그런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선주도 규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걸 지키지 않아서 일이 벌어졌다. 제도적인 것을 보완해서 앞으로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어떠한 벌칙이 주어진다 하는 그런 벌칙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책임을 묻는다 하는 것을 강화해서 절차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수의 방재 관련 연구에서는 안전 선진국(미국, 독일, 일본 등)의 공통점으로 재난 발생 시 지휘·통제 주체가 해당 지역 지자체임을 꼽는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사고 과정에서 보면 현장의 권한은 작고 대통령, 총리, 장관 등의 명령이나 지시만 기다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구조작업의 시차가 발생할 수 에 없는데 우리나라도 지역단위에서 책임지는 방재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나.
▲ 그렇다. 왜냐하면 사고는 현장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고는 현장에서 일어나는데 현장 조건하고 계시는 분들의 행동, 각 지역별로 행동양식 언어표현이 다 다르지 않나. 그 지역 특성에 맞춰서 전부 그 지역 특성을 잘 아는 분들이 현장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렇게 하고 중앙정부는 그분들이 현장 수습할 수 있도록 방재 재원 즉, 정보·물자·장비·인력·기술을 지원해줘야 한다. 재해를 방지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해줘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번 사고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장관, 총리, 대통령 입만 바라봤는데.
▲총리도 안 보이고, 장관도 안 보이고, 오로지 대통령한테 모든 것이 다 가고 있다. 대통령은 좋아하든 안 하든 간에, 투표를 했든 안 했든 국가의 최후의 보루다. 모든 것을 시시콜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하는 것은 국가 존망의 문제, 이게 진짜 국가의 위기가 돼 버렸다. 하나의 그 상황이란 것이 재난 상황에서 나온 상황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위기 상황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체계가 아무리 지역단위에서 책임지고 위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도 문화적으로 좀 힘들어 보이는데.
▲ 그러니까 이번에 이 현행 규정을 보면 지역 현장에서 보면 체제가 안 만들어져 있는데 중앙정부는 전부 명령만 하는 이상한 행위만 하고 있다.
우리 중앙 정부 부처 기능, 예를 들면 여성가족부도 여성 인력이 많기 때문에 현장에 가서 부모들을 돌봐주는 그런 일을 해야 한다. 또 예를 들면 한 여름에 홍수 나고 하면은 구호품에 여성 생리대를 넣는다. 재난 현장에서 긴장하기 때문에 여성들의 생리량이 많아지고 불규칙해지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현장에 가서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각 부처가 할 수 있는 일을 사전에 명기해서 대통령 앞에서 ‘우리는 이런 것을 하겠습니다’하는 서명식을 해야 한다. 자기 임무를 다 할 수 있도록 강제적으로, 법률적으로 강제하는 그런 제도로 가면 된다.
기존의 ‘에헴’ 하는 문화도 바꿔줘야 한다. ‘내가 장관인데 어떻게...’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죽고 사는 문제인데.
-위 연구들이 또 하나 지적하는 것은 통합된 방재 시스템의 필요성이다. 통합 관리의 필요성과 장점은 어떤 게 있나.
▲ 통합이라는 것을 조직적 통합으로 가면 안된다. 조직 통합으로 가면 현재와 같은 것이 되고, 기능적 통합으로 가야 한다. 기능적 통합은 아까 말한대로 정부의 모든 기능을 총동원해서 현장관리할 수 있도록 통합시켜주는 거지 조직 통합 하면 뭐 각 새로운 부가 생기면서 현장에서 일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머리만 생기는 것이다.
특별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해군에서는 어떤 장비, 어떤 인력 지원한다, 공군은 조명탄 쏘고 헬리콥터 날려주고, 해양수산부는 주변 어선을 총동원해서 인명 구해낼 수 있도록 자기 역할만 하면 된다. 기구적인 통합은 아니다. 기능적 통합이다.
-가상적인 이야기지만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준비위원회를 다룬 드라마를 봤다.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총책임자 자리에 영국핵연료공사, 전국재난대책본부를 돌며 각종 사건사고를 실제 경험하고 처리해본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었다. 전문성, 현장성을 강조하는 것인데, 이번 사고의 수습을 책임지는 안전행정부 장관이나 2차관의 경력은 안전과 특별한 관련이 없어 보인다. 전문성 있는 인사배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 경험이란 게 가장 중요하다. 경험이 최고의 훈련이다. 책상머리에 앉아가지고 교과서만 본 사람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재난현장에서 직접 보고 관리해본 사람들 그 사람들을 실무자로 채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의 남부지역이 크게 손상을 입었는데 그때 3개 주 주지사가 모여서 어떤 결정을 했냐 하면 ‘우리가 경험 많은 민간인을 고용하자.’ 그래서 제임스 리 위트(James Lee Witt)라고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을 고용해서 3개 주를 통합해서 관리했다. 그 민간인 밑에 3개 주 주지사가 다 들어갔다. 그렇게 해야 한다.
(안전행정부 장관이나 2차관은) 특별히가 아니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현 대통령에 모든 책임이 가는 것이다. 그들을 임명한 게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면권자의 가치나 생각도 변해야 한다고 보나.
▲ 그렇다. 임면권자가 정치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부처가 갖고 있는 소명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해야 일이 된다.
-미국의 경우 소방공무원 승진 요건에 학위 취득을 포함하면서 담당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한다고 한다. 재난관리, 구조, 복구 관련 공무원들의 방재 전문성 강화를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 미국은 워싱턴 DC 북쪽에 미국 소방학교가 있다. 거기에서는 소방만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난관리 교육을 다 시킨다. 중간중간 3년마다 와서 교육을 받고 통과하면 승진 요건이 된다. 앉아서 하는 교육만 하는 것도 아니고 교과서 1주일 배우고, 그 다음에 그 바로 옆에서 소방시설과 각종 장비가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용하는 현장 훈련도 한다. 소방관이나 재난 관리자들은 체력이 모자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훈련도 하고 철저하게 해서 그게 이제 승진요건에 가장 중요하게 반영된다.
우리는 책상머리 앉아서 행정만 하던 사람들이 언제든지 승진해서 앞서는 세상이다. 우리는 전문직 공무원들이 성장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전문직이 2년만 지나면 복수직이 돼버린다. 한 2년만 지나면 전문직은 밑으로 가라앉아 버리고 행정직들이 그 자리를 다 차지하게 된다. 이게 우리나라의 행정관료들의 특히 행정직들의 행태다. 우리가 이걸 심각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연방재난관리청 산하 '재난관리교육원', 일본은 '중앙방재회의'에서 일반 시민에 대한 방재교육을 실시한다. 우리나라 방재교육 및 훈련의 현실과 문제점은 어떻게 보고 있나.
▲ 제가 이번에 꼭 말하고 싶은 것이 우리 국민들도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기본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내 안전을 대통령이 지켜준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내 안전은 내가 지키고 그다음에 정부는 내 안전을 지키는데 지원할 수 있는 데까지 지원해달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라도에 있는 임산부가 지금 산통을 겪고 있으면 청와대가 해결하나 정부가 해결하나. 그건 물리적으로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지역에서의 자기 안전은 자기가 지킨다는 기본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것이 대통령에게 몰려 있다. 이게 국가 위기이다.
(우리나라 방재교육의 현실은) 아직은 갈 길이 많이 멀다. 그러나 1990년 이후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잘 가다가 그런데 작년, 금년에 수준이, 의식이 떨어져버렸는데 1990년에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당시 재해 관리를 건설부에서 내무부로 옮겨왔다. 방재국도 생기고 해서 엄청난 발전을 해왔는데 이 발전 속도보다는 사회적 변화, 물량적 변화 더 빠르고 우리 의식이 상당히 해이해지는... 오로지 정치, 돈, 경제 이야기 밖에 없었다.
작년을 생각해보라. 우리 사회가 사용했던 단어가 국정원, 정치, 경제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일이 나고서야 전부 정부 보고 원망한다. 그건 아니다. 내 안전은 내가 지키고 그런데 이번엔 정부마저 엉망이 되가지고 제대로 할 일은 안 했으니까 문제인데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하는 그런 의식을 꼭 가졌으면 좋겠다.
-방재교육을 통한 확고한 안전의식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안전교육의 교과과정 편입 등 방재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 민방위는 그야말로 형식적이다. 제가 만약 책임자고, 결정 권한이 있으면 확 뜯어고칠 것이다. 예를 들면 장충동이면 지진이 일어나면 100-200m 범위 내에 어떤 안전시설이 있는지 민방위 훈련 때 가서 확인하는 것이다. 상황이 발생하면 시민들이 200m 이상 뛰어가기 극히 힘이 든다. 지금 민방위 훈련은 장충동에서 가까운 동대입구역까지 뛰어가라고 가르치고 있다. 한 5분 내에 뛰어갈 자신 있나. 그런 황당한 교육을 하고 있다.
민방위 훈련 원래 목적이 적 침공 시에, 전쟁 시에 하는 것이다. 재난 훈련하겠다고 하면 내가 있는 곳에서 주변에서 100-200m 이내에 어떤 안전시설이 있고 그 안전시설에 가서 방문하고 직접 왔다 갔다 해봐야 한다. 시민들은 직접 훈련하는 동안 5분이고, 10분이고 걸어갔다가 와야 한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강화되면 관련 전문 인력들에 대한 수요도 늘 것 같다. 우리나라의 안전 분야 관련 인력은 충분하다고 보나.
▲ 이제 시작인데 예를 들면 연세대학교 대학원에 방재안전관리 전공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광운대학교도 있고 울산의 과학기술대학교 학부에도 있다. 그리고 강원대학교 같은 데에 소방학과도 더러 있다. 소방학과가 이제는 방재교육 같은 것도 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제 시작이 됐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분들이 안전 관련 공직에 진출하고 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네, 그런데 정부에서 정책으로 작년부터 방재전문 사무관을 뽑도록 했는데 아직 한 사람도 안 뽑았다. 왜 안 뽑았냐 하면 안전행정부가 TO(인원), 인원 배치를 안 해주고, 기획재정부에서 그 인건비를 배정을 안해준다. 아예 예산에서 삭제해버렸다. 법률적으로 하게 돼 있는 것을 한 사람도 안 뽑았다. 대한민국의 방재인식이 이정도다. 소위 TO도 안 주고 예산도 안 주니까 뽑을 수가 없다.
책상머리 앉아 있는 사람들은 전부 볼펜 갖고 불도 끄고 사람도 닫고 하는 거다. 그런데 볼펜 가지고 어떻게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나?
-한 기고에서 재난 피해를 키우는 원인 중 하나로 재해에 대한 무지와 지나친 안전 기대감으로 인한 안전불감증 팽배, 막연한 개인적 경험에 기초한 전문성 과신 등을 언급한 바 있다. 1990년대 이후 삼풍백화점, 씨랜드 사고, 인천 노래방 화재 등 큰 사고를 겪으면서도 안전불감증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은 워낙 다양한 재난, 어려움을 겪었다. 경험이 많다 보니까 ‘나는 절대 안 죽는다’, ‘어떤 상황이 되도 안 죽는다’하는 안전불감증이다. 나는 어떤 상황에도 홍수가 나도 무너져도 안 죽는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게 됐다. 이것이 자기 과신이 됐다. 개인 경험이 축적돼서 표준화돼야 한다. 개인은 개인의 능력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경험할 수 있다 얼마든지 옳은 이야긴데, 그게 축적이 되고 자기 생활에 몸에 배야 하는데 이게 안돼 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이 강조되며 바로 며칠 뒤 버스 입석 승차 금지 등 시민들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 관련 대책이 나오고 있다. 평소 일상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우선 서울시내 같으면 길거리를 마음 놓고 걸을 수 없다. 보도블록 때문에 보행권이 확보가 안된다. 서울시에서 아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하이힐을 신고 가다가 보도블록에 딱 걸려서 부러지면 누구 책임인가. 그건 시의 책임이다. 그런데 이 길거리에 보면 또 각종 벤더, 장사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게 보행하는 데에는 굉장히 방해가 된다. 이게 불안전 요소의 시작이다. 이것도 생계 대책이 마련돼서 어디서 장사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주는 것, 그것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의 불편을 최소화 시켜주는 것이 시 정부의 역할이다.
그런데 요즘 복지라는 것을 조금 잘못 생각하고 있다. 복지는 예산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우리 시민들의 일상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많이 가진다고 복지가 잘되고, 없다고 해서 잘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시민들이 일상생활이 유지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관리들이, 높은 분들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그다음에 각종 없는 분들에 더 지원도 해주는 그런 정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요청 당시 ‘이제 그 다음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 제가 이번에 사고 후 기자분들을 100여 명 넘게 만나봤는데 아직도 첫날, 둘째 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있다. 지금은 그게 아니고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문제인 것이 대통령 한 사람밖에 안 보이는 것이 문제고, 젊은 사람들은 어른들을 불신하게 됐고, 젊은 사람 어른 할 것 없이 전부 정부를 불신하게 된 이게 가장 큰 위기다. 이걸 빨리 어떻게 극복할 거냐 이걸 TV 라디오에서 쿵짝짝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감정적으로 다스릴 것을 다스리고 그다음에 이성을 갖고 새롭게, 계속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피해 입으신 분들은 감정적으로 아직도 기복이 있으실 것이다. 그분들을 위로하는 마음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좌절할 수가 없다. 일어나서 일상에서 힘차게 살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통해 힘차게 살던 것 이면에는 불안정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예를 들어서 지하철 타다가는 어떤 문제 있으면 내가 어떻게 할 거냐는 기본적인 생존 수단은 알고 있어야 되고, 화재가 났을 때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다는 통로도 확보해놓고 조그마한 비닐봉지 갖고 가서 유사시 코하고 입을 막아서 가스로부터 질식하지 않겠다 하는 의식을 가져야 하고 낯선 건물에 가면 맨 먼저 화장실부터 찾아놓으라고 하는 것도 알아야 하고 그 외에도 우리 생활에서 비상시에 안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고 생존할 수 있는 생존팁을 우리 국민들도 알아야 한다.
이번에 사고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어떤 것을 해야 하느냐 하면 안전교육을 해야 한다. 배가 한 번 기울어졌다 그러면 한번 출렁하면서 되돌아 오는 것이 정상이다. 그게 복원력인데 1분 이상 안 돌아오면 승객들은 얼마든지 알 수 있다. 그러면 구명조끼를 찾아야 한다. 그래도 3분 이상 기울어진 상태가 유지된다 그러면 무조건 구명조끼 입고 갑판으로 도망 나와야 한다. 나와서 구명정을 찾든지, 물에 뜰 수 있는 나무토막이나 스티로폼을 뭐든지 갖고 뛰어내릴 준비하고 뛰어내려야 한다. 뛰어내린 다음에는 가능한 배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배가 가라앉을 때는 반드시 물을 끌고 간다. 하강류라고 하는데 한 번 휘말리면 강호동 씨같이 체력 좋고 순발력 좋으신 분도 못 견딘다. 멀어져야 한다. 그런 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번에 언론이 국민들을 디프레스 하는 것을 많이 했다. 깊이도 없이 생존한 애들한테 가라 앉을만하면 또 질문하고...언론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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