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업계의 정권교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기존의 '제왕'이었던 EA와 또 다른 강자 THQ가 흔들리고 있는 반면,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이들 업체의 부진을 기회 삼아 선두 자리를 굳힐 태세다.
25일 외신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EA는 지난해 북미 및 유럽 지역 매출 부진으로 예상 매출을 달성하는 데 실패,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67% 상당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EA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의 2009년 회계연도 3분기에 무려 6억4천만달러(한화 8천800억 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미국 전체 게임산업 매출이 역대 최대인 220억달러(한화 33조 원 상당)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비교했을 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이에 따라 EA는 최근 1천100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12개의 스튜디오를 폐쇄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는 전 세계 1만여 명 직원의 10%가 넘는 수치다.
애초 EA는 600명 감원에 9개 스튜디오를 폐쇄할 계획이었으나 예상보다 악화한 실적에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원래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던 기대작 '심즈3'마저 구조조정 및 비용절감 여파로 6월 이후로 발매가 연기됐다.
또 다른 거대 게임업체 THQ도 전체 직원의 25% 상당에 해당하는 6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하기로 했다.
THQ 역시 2009년 회계연도 3분기에 1억9천만달러(한화 2천600억 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애초 예고됐던 250명 감원 계획이 2배 이상 폭으로 커진 것은 EA와 마찬가지로 적자폭이 예상을 웃돈 데 따른 결과다.
반면 EA에 이어 '만년 2인자'였던 액티비전은 지난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모기업인 비벤디게임즈와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 짓고 2007년 회계연도 기준 매출액 30억달러(한화 4조 5천억 원 상당)에 달하는 세계 최대 게임기업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로 재탄생했다.
기존 비디오게임 라인업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PC게임을 더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대표 타이틀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주요 기대작들의 매출 호조로 앞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지난해 11월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 출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콜오브듀티'와 '기타히어로' 등 시리즈가 연말 시즌 큰 히트를 기록했기 때문.
업계에서는 비디오게임 위주의 대형업체들이 과도한 개발비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반면, 온라인게임과 비디오게임을 적절히 결합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성장하고 수익원을 다각화함으로써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마찬가지로 온라인게임 시장 진입을 꾸준히 추진 중인 EA와 THQ의 시도가 앞으로 시장 판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세계게임계에서 EA의 독주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며 "온라인게임 시장을 둘러싼 활발한 인수합병 및 새로운 라인업 확보 등 시도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업계 지형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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