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1년) ③ 경제살리기 '올인'
금융시장 '첩첩악재' 험로 예고.."희망은 있다"
2009-02-23 11:41:15 2009-02-23 11:41:15
경제를 살려달라는 염원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747'의 나래를 펴보기도 전에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실물 위기에 휩쓸렸다.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석유 대란과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으로 몸살을 앓은 데 이어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기반을 뒤흔들면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하는 비상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와중에서도 각종 규제를 풀고 방만경영으로 얼룩진 공기업을 수술대 위에 올린 것은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맞아 초동 대응에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재정 확대와 감세 등 경기부양책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신속하게 수립해 집행하고 있는 점은 평가받을 만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위기에 빠진 경제
 
MB노믹스의 키워드이자 지향점은 '747(연평균 7% 고성장과 소득 4만 달러 달성, 선진 7개 국 진입)' 공약이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향해 걸음마를 내딛기도 전에 각종 악재에 따른 외우내환이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작년 2월 말 출발선 상에서 봐도 경상수지가 2007년 12월부터 석 달째 적자를 내고 경기가 하강곡선을 타면서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었다. 한미 쇠고기협상 논란은 촛불집회로 이어지면서 새 정부의 정책추진력을 약화시켰다.
 
원자재값이 치솟고 작년 7월 우리나라가 주로 도입하는 원유의 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사상 처음 140달러를 돌파한 것도 정부를 코너로 몰았다. 급기야 정부는 고유가에 신음하는 서민과 중소기업을 돕기위해 추가경정 예산을 짜야 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9월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세계 경제가 선진국과 개도국이 동시에 주저앉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직면했다.
 
겹겹이 쌓인 이런 악재들은 각종 경제지표들을 줄줄이 끌어내렸다. 수출이 마이너스로 뒤바뀐 작년 11월부터는 내수와 수출,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동반 부진이 현실화되면서 정책적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132억6천700만 달러 적자, 경상수지는 64억1천만 달러 적자를 보이면서 나란히 1997년 이후 11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경기침체는 고용시장에 한파를 몰고왔고 지금도 정책당국이 풀어야할 최우선 과제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연간 14만5천 명에 그쳤다. 작년 실업률은 3.2%였지만 청년, 비정규직 취업자가 특히 줄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5.6%,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 각각 감소하면서 연간 2.5% 성장에 그쳤다. 전년(5.0%)의 반토막이 됐다.
 
물가는 고유가와 원자재값 급등의 여파로 지난해 4.7% 상승하면서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그나마 지난달(3.7%)까지 6개월째 둔화되고 있어 다행이다.
 
이런 성적표는 정부가 작년 3월 제시한 전망치인 경제성장률 6%, 새로운 일자리 35만 개, 물가 3.3%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지만 세계적 위기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신성장 동력 확보, 규제 혁파, 공공부문 개혁, 감세 등 이 대통령이 다짐했던 과제들은 적지 않은 진척을 봤다. 기업환경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1천 건에 가까운 규제를 개선했다.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통해서는 38곳에 대한 지분매각이나 민영화를 추진하고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포함해 38개를 17개로 합치는 등의 작업을 추진 중이다. 임금체계 개편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공기업의 거품도 제거해 나가고 있다.
 
감세는 법인세, 소득세 등 세제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 그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만 따져도 사상 최대인 13조 원을 넘는다.
 
◇ 대책에 또 대책
 
금융시장은 출범 초기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현재까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첫 거래를 933.00원으로 시작해 2월 말까지 930원 대를 유지했지만 3월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보름 만에 1,000원을 넘어섰고,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선언 직후에는 폭등세를 보이며 11월24일 1,513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10월 말 300억 달러의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화유동성 수혈, 한일 및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 확대 등의 노력으로 작년 말 1,259.50원까지 급락했지만 최근 다시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 영향으로 1,500원을 넘었다.
 
증시와 채권시장도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5월19일 장중 1,901.13까지 뛰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하락세로 돌아서 10월27일 장중엔 892.16까지 곤두박질쳤다. 작년 말 1,100선으로 오른 뒤 두 달 째 1,100~1,200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채권금리는 작년 3월 이후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했지만 세계적 신용경색 심화, 경기 둔화, 통화당국의 대대적인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의 영향으로 연말로 갈수록 하락폭을 확대했다.
 
정부는 리먼 사태 이후 원화와 외화 유동성 공급 등 각종 시장 안정조치를 쏟아냈다. 특히 한은은 5.25%였던 기준금리를 작년 10월 이후 4개월 만에 단계적으로 모두 3.25%포인트를 낮춰 사상 최저수준인 2.00%까지 끌어내렸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한은이 시중에 푼 원화.외화의 총공급액은 모두 142조6천억 원이었다. 정부의 금융시장 대책으로 건설과 조선 등 실물 부문에서 생긴 부실을 걷어내는 구조조정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윤덕룡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유가가 예상외로 급등하면서 환율의 하향 안정을 유도하려 했지만 금융위기 발생으로 여의치 않았다"며 "외부변수들이 예상을 빗나간 데다 금융시장 불안에 마땅히 대처할 수단이 없었지만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등 정부로선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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