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에 '부글부글'
2013-12-18 18:40:04 2013-12-18 18:43:5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경제계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판결로 당장 최초 1년간 13조7509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되는 등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경제단체들은 기업 부담의 증가가 결국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직후 논평을 통해 "정기상여금과 1개월을 초과해 지급하는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노사합의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대법원이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는 판례 입장을 유지하거나 재확인함으로써 향후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게 됐고 투자와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논평을 통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경총은 "대법원이 통상임금성 판단기준으로 '1임금산정기간(1개월)' 이라는 정기성과 노사합의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향후 산업현장의 임금수준과 항목 결정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의 판결이 그간의 임금구조상의 관례가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판결로 투자와 고용 위축, 근로자간 양극화 심화, 노사분쟁 등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 실장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노동 비용의 증가로 고용이 위축될 것"이라며 "이는 고용 창출이 큰 과제인 상황에서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 실장은 이어 "개별 기업별로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 충당금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즉각적인 투자 위축을 불러오고, 또 외국인 국내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총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이번 판결로 당장 최초 1년간 13조7509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총은 판결 후 두 번째 해 부터는 매년 8조8663억원의 비용이 발생, 이번 판결로 총 38조원에 달하는 추가 노동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경총은 통상임금 연동수당인 초과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수당, 변동상여금 등을 비롯해 퇴직금과 사회보험료, 임금채권보장부담금 등 간접노동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중소기업은 3조4246억원, 대기업은 5조4417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최소 14조3000억원을 일시에 부담하고, 매년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등 기업의 고용창출력이 저하돼 일자리가 감소하고 이는 투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단체들은 향후 국회와 정부를 통해 압박할 뜻도 내비쳤다. 통상임금이 문제가 된 근본원인이 불명확한 법제도에 있었던 만큼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확히 하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경총은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 관련 소송과 분쟁은 개별 기업 사례의 다양성으로 인해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가 하루 속히 근로기준법시행령을 개정해 통상임금 범위를 1임금산정기(1개월)내에 지급되는 임금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간 통상임금성 판단과 산정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관련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게 경총의 설명이다.
 
대한상의 역시 "통상임금이 문제가 된 근본원인이 불명확한 법제도에 있었던 만큼 국회와 정부는 향후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통상임금의 범위를 명확히 하도록 관련 법령을 신속히 정비해야 할 것"이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중기중앙회는 법령 정비와 더불어 기업의 충격 완화를 위한 임금구조개선 컨설팅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대기업 통상임금 확대로 인한 비용부담을 협력 중소기업으로 전가하지 않도록 정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갈등이 예상되는 노동계에는 원칙에 입각해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나왔다.
 
대한상의는 "노동계와 근로자는 대법원이 신의성실의 원칙을 판시 이유로 든 판결취지를 존중해 지금까지 노사 당사자가 합의해 결정해온 임금을 존중하고 소모적 논쟁과 법적 다툼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경제계는 노동계와 근로자의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는 한편 향후 임금제도 및 임금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노사정간 대화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계가 대법원의 통상판결에 일제히 반발함에 따라 향후 대응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노동계의 손을 들어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지만, 일부 판시 내용은 여전히 모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상임금에 대한 판결에 불만이 크지만, 대법원의 결정이므로 존중은 해줘야 하지 않겠냐"면서 "이번 판결로 기업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향후 경제단체 간의 공조를 통해 정부와 정치권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신축회관에서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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