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우리금융 인수 참여..금융당국과 코드맞추기 때문(?)
대우·현대·동양증권 등 타 매물에 입질
2013-12-17 09:48:50 2013-12-17 09:52:49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지주가 우리파이낸셜,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053000) 계열사 인수에 지속적으로 베팅하면서 KB금융(105560)의 의중이 주목받고 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전까지 뛰어든 것은 최근 국민은행 부실·비리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과의 코드맞추기란 분석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우리투자증권(005940)(+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자산운용) 패키지 본입찰에 KB금융을 비롯한 농협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3곳이 뛰어들었다.
 
막판 본입찰 마감을 앞두고 인수후보들은 입찰가를 놓고 고민이 깊었다. 실사한 결과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가치가 마이너스(-)인 사실상 부실자산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인수후보들은 이에 당초 예상보다 낮은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B금융은 파인스트리트와 농협금융에 못 미치는 1조원 초반대 가격을 제안해 실질적인 경쟁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매물에는 관심이 없는 터였다. 저축은행의 경우 이미 과거에 부실저축은행 두 곳을 인수했었고, 생명은 인수 후에 수천억원의 추가 증자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KB금융이 높은 가격을 써내지 못한 것도 이사회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윤대 전 회장과 임영록 전 사장 재임 때도 인수가격 등에 대한 이사회 반대로 ING생명 인수가 수포로 돌아갔었다.
 
KB금융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우·현대·동양증권 등 대어들이 많은 상황에서 비싼 가격으로 필요 없는 매물까지 포함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이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이 우리금융 계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것은 최근 잇달아 터진 국민은행의 부실·비리 사태로 인한 위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도쿄지점 비리사건, 베이징 지점 인사파동 등 악재로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부응하면서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라는 것.
 
KB금융은 우리파이낸셜 입찰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가격을 써내 지난 6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미리 '성의' 표시한 상태라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실패를 하더라도 당국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본입찰에 우선 형식적으로 참여하고, 사실상 다른 증권사로 눈을 돌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대형 증권사들이 줄줄이 매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전날 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 등을 포함한 증권사 M&A 추진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동양증권 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추진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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