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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이석채 퇴진 'MB라인' 찍어내기..KT 운명은?
2013-11-04 19:54:29 2013-11-04 19:58:39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앵커 : 요즘 이석채 KT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재계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석채 회장 퇴진설이 주목받는 것은 KT가 정보통신산업에서 갖는 존재감이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연 구매물량이 수천억 원, 조 단위 가까운 규모인 ICT산업계 빅3중 하나인 KT를 둘러싼 이석채 회장 사퇴 배경과 향후 미래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박기자, 이석채 회장이 지난 일요일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어요?
 
기자 : KT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압수수색이 시작된 지 13일 만인 3일 오후 이석채 회장이 임기 5개월 여를 남기고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
 
검찰은 지난달 22일 배임 혐의로 KT 본사와 이 회장 자택 등 16곳에 대한 수색을 벌이며 대표적인 'MB 라인'으로 꼽히는 이 회장을 겨냥한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
 
상황이 확대되자 심리적 압박을 느낀 이 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수장을 잃은 KT는 후임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앵커 : 네. 끝까지 자진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했던 이석채 회장이었는데요. 갑자기 자진사퇴를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그간 끊임없이 불거졌던 '사퇴론'에 "자진 사퇴는 없다"고 맞서던 이 회장이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은 최근 검찰 수사가 회사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참여연대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수백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지난 2월 이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었죠.
 
참여연대는 이 회장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KT 사옥 39곳을 매각하며 감정가의 75%만 받아 회사와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KT와 이 회장의 자택 등 16곳에 검사와 수사관 100여명을 보내는 등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하며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의 배경이 전 정권 대표 인사인 이 회장의 사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MB 라인'의 대표격으로 알려진 이 회장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사퇴를 종용받은 만큼, 이번 국정감사는 '밀어내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이석채 회장 퇴진설이 나온 것에 대해 정치권의 어떤 힘의 역학 관계가 작동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석채 회장 거취를 둘러싼 논란은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나온 사안입니다. 왜냐하면, 이 회장이 이명박 맨이고, MB 정권 때 KT 사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입니다.
 
통상 정권이 바뀌면 공기관 수장이나 산하기관 단체장들은 대거 물갈이 되는 게 관례입니다. 왜냐하면 정권 탄생에 기여한 수많은 공신을 챙겨야 할 많은 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비서관과 각료 자리는 한정돼 있고, 결국 공기관과 산하기관 단체장 자리를 통해 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을 해온 관례 때문입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입장에서는 어쩔수 없는 노릇입니다. 회사 규모가 큰 KT의 경우는 논공행상 1순위 공신들이 군침을 삼키는 노른자위 중 노른자위이죠.
 
당연히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직접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KT 사장 자리를 노리는 공신들 중에 이런저런 논리를 내세우며 퇴진설을 흘리거나 교체시기를 여론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 이석채 회장이 검찰 압수수색 중에 아프리카 출장을 강행했죠? KT의 미래가 걸린 아프리카 통신망 사업의 미래는 어떻습니까?
 
기자 : KT는 르완다사업이 성공하면 이를 전초기지로 삼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로 통신사업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국가기간산업을 KT가 주도할 수 있는 천운을 맞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아프리카꿈이 무산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KT가 추진하는 르완다프로젝트가 차질을 빚는다면 아프리카 진출 및 자원협력 주도권을 강대국에 빼앗길 것으로 보이는데 새로운 시장개척과 자원외교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KT입장에서는 르완다 프로젝트가 상당히 중요한데 아프리카 통신망 사업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그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앵커 : 네. 이석채 KT 회장 사의로 인해 다른 재계 CEO들도 거취가 불분명하죠?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석채 회장의 퇴임으로 KT처럼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포스코 정준양 회장의 거취도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포스코 역시 현재 예고 없는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재계의 본격적인 ‘MB맨 물갈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
 
공교롭게도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두 사람의 이름이 빠진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정준양 체제에서 포스코가 본연의 경쟁력과는 무관한 사업 확장으로 재무구조가 극도로 악화되는 등 실적이 추락한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정부 측은 정준양 회장의 경영 자질을 크게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포스코의 추락을 정 회장 책임으로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이석채 회장, 정준양 회장은 둘 다 이명박 정권 초기 KT, 포스코의 CEO로 각각 취임했었는데요.
 
KT 이석채 다음은 포스코 정준양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조만간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박근혜 정권의 십자포화를 맞고 무릅을 꿇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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