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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변하지 않으면 망한다
2013-10-17 10:36:47 2013-11-21 16:24:40
동양그룹이 쓰러졌다. 한 때 재계 순위 5위권까지 올랐고, 쓰러지기 직전 순위는 26위였다.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에 비하면 작지만, 한국 기업들 전체를 놓고보면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동양그룹이 쓰러졌다.
 
재계 31위까지 올랐던 웅진그룹도, 13위를 기록했던 STX그룹도 쓰러졌다. 불과 1년 안에 벌어진 일이다.  
 
이들 기업이 쓰러진 이유는 여러가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한 가지는 우리가 교훈으로 남겨둘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동양그룹은 변화와 혁신의 기회를 놓쳐버렸다. 우물쭈물 하다가 사업재편도 하지 못했고,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실패했다. 한 때 영광을 가져다주었던 시멘트와 레미콘 사업에 매달려 금융그룹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버렸다.
 
막연한 낙관론에 휩싸여, 한 때의 성공을 영원한 성공으로 착각했다. 자금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막판까지 우량기업인 동양증권을 이용해 회사채 돌려막기로 연명하는데 집중했다.
 
동양그룹은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반면교사로 충분한 듯 하다.
 
반면 웅진그룹과 STX그룹은 지나친 자신감으로 무모한 사업확장 끝에 망해버린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때의 성공에 도취해 환경변화를 읽지 못하고 무너진 것은 동양그룹과 마찬가지다.
 
M&A로 성장한 STX그룹은 무리한 M&A로 망해버렸고, 학습지와 정수기의 성공으로 도약한 웅진그룹은 지나친 자신감에 새로 진출한 태양광사업과 건설사 인수로 간판을 내렸다.
 
동양그룹이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망했다면, 웅진과 STX는 지나친 자신감에 환경변화를 무시하고 마구 내달리다가 쓰러졌다.
 
사실 인간은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진화해 온 동물이다. 기업도 마찬가지고, 국가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흐름과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거나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변화와 혁신, 그리고 사업구조 재조정에 몰두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1000명 정도의 인력이 투입되어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만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차그룹도 500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했다고 한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버는 돈 없이 그야말로 돈을 쓰기만 하는 조직에 이렇게 많은 인력을 투입한 것은 그만큼 환경변화에 적응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노력을 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조차 하지 않고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으면 분명히 망한다.
 
과거의 성공이 현재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과거에 성공을 일구었던 능력이 현재와 미래에도 성공을 일군다는 보장이 없다. 그 능력이라는 것은 아주 운좋게 시기가 딱 맞아 떨어졌을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주변 곳곳에서 과거의 성공에 한껏 도취해 새로운 환경변화를 도외시하고 자신의 판단력을 과신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동양그룹은 그런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변화와 혁신은 새로운 시대흐름과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고와 인식체계를 바꾸는 노력도 함께 수반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내가 속해있는 조직도, 그리고 여러분과 여러분이 속해 있는 조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고보니 우리 모두가 속해있는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사업국장 권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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