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1982년 처음 출범한 국내 프로야구는 출범 당시부터 다양한 형태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며 보는 재미를 한껏 높여왔다.
팀간 라이벌 구도의 소재는 크게 지역과 모기업으로 나뉜다.
프로야구의 지역 연고제 특성에 따른 연고지가 다른 팀의 라이벌 구도와 같은 연고지의 다른 팀간의 라이벌 구도, 주요 대기업이 구단 운영을 이끄는 운영 특성에 따른 모기업의 주력 산업군에 기인한 라이벌 구도가 그것이다.
더불어 비슷한 성적대를 수년간 유지하는 경우는 자연스레 라이벌 구도로 짜여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런 라이벌 구도는 시대변화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아직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다만 올시즌 전적은 예년과 다소 상이하다.
◇'너무 팽팽한 적수' 서울 라이벌 : 세팀 모두 올해 '4승4패' 동률
같은 잠실구장을 쓰는 두 구단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필연적인' 라이벌 관계다. 30여년간 강자와 약자가 바뀌긴 했지만 라이벌 관계가 오랜시간 이어지며 이제는 '애증의 관계'로 칭해도 어색하지 않다. 지난 3월23일 열린 경기는 시범경기였음에도 잠실의 좌석 2만여석을 채울 정도로 팬들의 야구 열기가 높고 라이벌 의식도 강하다.
히어로즈(현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008년 목동야구장을 통해 서울에 진입한 후 기존 두 팀과 서울을 연고로 하면서 새로운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LG와의 경기는 매번 명승부가 펼쳐지면서 '엘넥라시코'(스페인의 유명 더비인 '엘클라시코'를 차용한 별칭)로도 불리우곤 한다.
LG와 두산의 경우 그간 잘 하는 팀과 못 하는 팀이 묘하게도 엇갈렸다. '신바람야구'를 앞에 내세운 LG가 지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앞섰지만 2002년 준우승한 이후 지난해까지 연이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굴욕에 시달렸다면, 두산은 LG가 부진하던 2000년대 중후반에 SK와 1~2위를 겨루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는 LG가 10경기 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기록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두산은 약세다. 양팀의 전적은 어떨까?
4일 현재 양 팀은 4승4패로 호각세다. 올해 첫 2연전(4.5, 4.7)은 1승1패, 이후 두 번의 3연전(5.3~5.5, 6.4~6.6)은 두산과 LG가 순서대로 2승1패씩 나눠 가졌다. 두산은 올시즌 6위로 추락해 힘겨운 상황이고, LG는 2위로 선전하며 양팀의 처지가 바뀌었지만, 라이벌 구도는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넥센과 다른 두 구단 전적은 어떨까? 놀랍게도 넥센과 LG(4.2~4.4, 5.7~5.8, 6.14~6.16), 넥센과 두산(4.24~4.25, 5.21~5.23, 5.31~6.2) 모두 4승4패다. 세 차례의 3연전을 치르며(우천 순연 회) 여지껏 4번 이기고 4번 패배한 것이다.
LG도 강해졌지만 지난 2008년 창단 이래 매년 약팀에 손꼽히던 넥센이 올해들어 강해지며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돼 순위 싸움을 하고 있기에, 이같은 팽팽한 구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NC 박민우가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NC다이노스)
◇새로 짜여지는 영남 라이벌 : 팀성적에 따라가는 상대전적
영남지역은 대구 연고의 삼성 라이온즈와 부산 연고의 롯데 자이언츠가 자웅을 겨루다 올해부터 새롭게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가 진입하면서 또 다른 구도를 낳고 있다. 특히 NC와 롯데의 경우 NC의 창단 과정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탓에 아직까지도 자타공인의 지역 라이벌로 평가된다.
꾸준히 선두를 내달리는 삼성은 NC와 롯데를 여유롭게 앞선다. NC(4.5, 4.7, 5.17~5,19, 6.14~6.16)와는 6승1무1패, 롯데(4.19, 4.21, 5.3~5.5, 5.31~6.2, 7.2~7.3)와는 6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의 경우 롯데와 NC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5월3~5일 3연전을 스윕패한 롯데는 5월31일 10:0으로, 6월1일 경기도 2:1로 이기며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올해 4·5월 5경기 모두 패한 NC는 6월14일 경기는 패했지만 끈끈한 경기를 펼쳤고, 6월15일 경기는 삼성에 이겼다. 16일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승부끝에 결국 무승부를 가져갔다.
NC와 롯데의 경우 롯데가 5승1무2패로 앞선다. NC는 1군 진입 데뷔전(4.2~4,4)과 지난달 26~27일 경기를 롯데에 패하며 연패를 맞았다. 물론 지나치게 큰 점수차로 무척 허무하게 패한 것은 아니며 롯데 또한 작정하고 벼르면서 참여한 경기지만, 신생팀의 실력 차이가 드러났던 경기란 것이 중평이다. NC의 2승1무는 다소 의외로(?) 롯데의 홈 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이룬 공적이다. 2:2 무승부 이후로 기록된 2연승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는 오랜 시간동안 영호남 라이벌 관계를 이어왔다. 사진은 2012년 9월30일 군산 월명구장에서의 경기. (사진제공=KIA타이거즈)
◇영호남 라이벌 : 올해 삼성과 롯데에 모두 뒤지는 KIA
영남 연고팀과 호남 연고팀의 맞대결은 오랜 시간동안 계속 이어온 지역감정과 겹치며 열띤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비록 상대 지역에서 거주하는 인구 수가 많지는 않아 야구장 내에서 팬간의 대결 구도를 눈으로 보기는 쉽지 않지만, 인터넷 등지에서의 공방은 여느팀에 비해 치열하다.
올해 KIA 타이거즈 팬들은 구단에 아쉬운 감정이 적지않다. 올시즌 KIA는 선두 자리를 꾸준히 지킨 삼성은 물론 롯데에게도 다소 열세다. 신생팀인 NC에게만 앞설 뿐이다.
KIA는 올해 롯데에 4승을 내주고 3패를 안겼다. 시즌 초반 2연전(4.5, 4.7 / 4.6우천순연)은 KIA가 이겼지만, 이후로 롯데가 5경기(5.7, 5.8, 6.4~6.6) 중에서 4경기를 승리해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다만 차이가 크지 않아 오는 5~7일 열릴 주말 3연전 결과가 주목된다.
KIA는 삼성에게는 크게 열세다. 올해 9경기를 치르며 8경기를 패한 것이다. KIA가 첫 3연전 경기를 2승1패의 루징시리즈로 가져갔을 당시만 해도 이정도로 뒤질 것이라는 생각은 그누구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2번의 3연전 모두 삼성이 전승하며 삼성의 절대우세 구도가 형성됐다. KIA는 올해 삼성과 모두 7경기(7.30~8.1, 8.10~8.11, 9.3~9.4)가 남았다. KIA가 삼성과 치르는 올시즌 잔여 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8승8패의 호각세가 형성된다.
KIA는 NC와 라이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KIA는 NC에 5승1무2패로 NC에 앞선다. 최근 3연전(6.11~6.13)을 모두 승리한 결과다. 그 전까지 KIA는 NC와의 5경기(4.24, 4.25, 5.24~5.26)에서 2승1무2패로 동일했다.
◇LG전자가 지난 4월24일 서울 잠실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치른 프로야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농구장에 비해 큰 대형 현수막을 들고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의 전력 상승으로 더욱 열띤' 전자 라이벌 : 심상찮은 LG트윈스
한국에 프로야구가 태동할 당시 참여한 기업은 롯데와 삼미, 삼성, 해태, MBC, OB(이상 가나다순)다.
이중 모기업의 주력 산업이 경쟁 관계였던 팀은 롯데와 해태가 첫손에 꼽힌다. 그렇기에 롯데 자이언츠와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영호남 지역 대립과 맞물려 치열한 경쟁구도를 낳았다. 팬들조차 상대팀 모기업 과자와 음료를 찾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후 럭키금성(현 LG)이 MBC 청룡을 인수했고 해태그룹이 경제위기로 해체되며 야구단 모기업이 기아자동차로 변경되자, 기업간 맞대결의 선봉은 자연스레 삼성과 LG의 경기가 됐다. 1990년 MBC 청룡이 LG로 이름을 바꿔단 이후 양팀의 경기는 '전자 더비'로 불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회자됐다.
양팀은 LG가 마지막 '가을야구'에 진출한 지난 2002년 시즌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다만 이후 LG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와 'DTD('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의미를 지닌 유행어)'로 상징되는 약세를 띄자 삼성이 거의 매시즌 상대전적 면에서 앞섰다.
그렇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양팀의 상대전적은 4승4패. 삼성이 주로 시즌 초반(4.24, 4.25, 5.21, 6.22)에 힘을 내며 승리를 기록했다면, LG는 상승세를 타던 5월말부터(5.22, 5.23, 6.21, 6.23) 삼성을 꺾으며 상대전적의 동률을 이뤘다.
초반 2연전을 패한 이후 3연전을 계속 위닝시리즈로 가져간 LG의 오뉴월 상승 추세가 돋보인다.
그러나 선두 삼성도 호락호락하게 패배할 팀은 아니란 점에서, 향후 두 팀의 향방이 주목된다.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간의 라이벌 관계는 2000년대 후반 상위권에서의 대립 구도에서 올해는 6~7위를 겨루는 중하위팀 경쟁관계로 변화했다. 사진은 2008년 당시 경기 모습. (사진제공=두산베어스)
◇수년간 1~2위를 다투다 이제는 6~7위를 겨루는 SK와 두산
김경문 감독의 사임(2011년 6월13일)과 김성근 감독의 경질(2011년 8월18일) 전까지 두산과 SK는 1~2위를 함께 다투며 치열한 승부를 펼치던 2000년대 명문팀이었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과 김진욱 감독이 취임한 후 성적이 나빠지더니 지난 3일 현재 6~7위를 겨루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특히 SK는 선두팀 삼성과 10경기 반이나 차이를 내며 올해 가을야구 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패를 해도 결국 가을에 야구하는' 팀에서 체질적 변화가 나쁘게 이뤄진 것이다.
올해도 두 구단은 서로를 제압하기 위해서 에이스를 내세우며 경쟁했다. 그렇다면 상대 전적은 어떨까? SK가 두산을 현재 5승4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다만 SK가 이긴 5경기(4.3, 4.4, 5.7, 5.8, 6.11)에서 SK는 모두 39점을 얻고 26점을 잃은 반면, 두산은 이긴 4경기(4.2, 5.9, 6.12, 6.13)를 통해 28점을 얻고 고작 9실점했다.
두산은 타선이 폭발하고 마운드가 선방한 '이길 경기'는 상대에 확실하게 승리했고, SK는 5월8일(13:12, SK 승리) 경기처럼 실책과 상대의 교체 실패를 노려 이기는 전술 전개로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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