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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채권단 긴급자금에 '숨통'..남은 관건은 인력수급
현장 근무자 20% 이상 이직..숙달된 현장 인력 수급이 관건
2013-06-28 14:24:45 2013-06-28 15:13:3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채권단의 긴급 자금지원으로 숨통이 트이면서 STX 진해 조선소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밀린 자재대금이 일부 상환되면서 선박 제작에 필요한 기자재가 반입되고 있으며 단계별 공정률도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조선해양(067250)에 선박제작 자금 2500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STX조선해양이 요청했던 4000억원에 비해 금액은 줄었지만 선박제작에 필요한 자재가 들어오면서 일손을 놓았던 근로자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최근 채권단의 긴급 자금 지원으로 그동안 일손을 놓았던 근로자들이 복귀하면서 STX 진해 조선소가 활기를 찾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자료)
 
28일 다수의 STX협력업체에 따르면 진해조선소 공정률은 평소의 20~30% 수준으로, 자재가 들어오지 못해 작업이 중단되면서 협력업체 근로자 70~80%가 휴무에 들어간 상태다. 다행히 채권단의 추가 자금 지원으로 이번 달 임금은 대부분 정상 지급됐다.
 
협력업체들은 전 공정의 정상화까지 앞으로 15일 가량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재 반입이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선박 제작에 앞서 자재 가공 등 선행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들이 예상한 15일이라는 시간은 채권단이 포스텍에 지원키로 한 3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시점부터다.
 
채권단이 STX조선, 중공업, 엔진의 협력업체들을 위해 지원키로 한 2000억원의 자금도 현장 정상화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것으로 당분간 재정난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문제는 인력 수급이다.
 
그간 채권단 내부에서 STX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시간이 지연되고,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버티지 못하고 이탈한 직원들이 전체의 2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렵사리 구조조정 방향이 정해지고 자금이 지원되면서 본격적인 정상화를 앞두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 된 것. 더구나 국내 대다수 조선소들이 7월말부터 8월초까지 여름휴가를 떠나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STX협력업체 관계자는 "경험 많고 실력 있는 유능한 숙련공들은 이미 다수가 이직한 상태로 현장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필요한 숙련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지연되고 현장 인력 부족으로 인해 당장 이달 말에 선주사에 인도해야 할 선박 2척도 1주일 가량 지연될 상황에 놓였다. STX조선해양이 내년까지 선주사에 인도해야 할 배는 총 160여척. 때문에 현장에서는 인력 수급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STX조선해양에 비해 STX엔진(077970)STX중공업(071970)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으로 알려졌다. 중공업과 엔진, 두 곳 모두 STX조선에 선박 기자재를 납품하는 계열사지만 STX조선해양에 비해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빨리 받은 것이 주효했다.
 
특히 STX엔진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의존율이 30~40% 수준으로, 60% 이상의 의존도를 보이는 STX중공업에 비해 현저히 낮아 현장은 대부분 정상화된 상태다.
 
한편 채권단은 내달 초 STX조선해양에 대한 실사가 완료되는 즉시 기존 채권 재조정은 물론 추가 신규자금 지원 등이 포함된 세부적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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