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재건축 단지 이주 본격화..주변 전셋값 '껑충'
서울시 전·월세 안정화 대책 효과 미지수
2012-09-05 16:22:42 2012-09-05 17:12:41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지난 5일 손대지 않아도 아파트 벽면 콘크리트가 툭툭 떨어질 것 같은 서울 송파구 시영아파트 단지.
 
재건축 결정으로 이주 완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이곳 단지 곳곳에는 아직 이사갈 준비조차 못하고 있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걱정거리를 토로하고 있었다.
 
전세 보증금 8000만원에 세들어 사는 한 주민은 “돈 있는 사람들은 다 떠나고 나 같은 세입자만 남았다”며 “집주인이 자꾸만 나가라고 하는데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주 본격화로 인근 전월세값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까지 이주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주수요가 몰리는데다 가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인 요인까지 겹쳤다.
 
시영아파트 인근에서 영업 중인 김도형 호박공인중계소 대표는 5일 "지난 2008년부터 6600명의 주민들이 꾸준히 이주하고 있다"며 "현재 주변지역 전셋값이 1000만~2000만원까지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직장과 학교가 근처에 있는 가락시영아파트 주민들은 멀리 이동하는 것보다 이 지역에 남아 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하지만 인근 지역의 전셋값이 급등하다보니 근처로는 못 가고 성남, 하남, 강동구 지역으로 이주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가락시영 주민 고옥분(여.50)씨는 "남편 직업 때문에 멀리 떠날 수 없는 상황이라 주변에 집을 구해야만 한다"며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보증금만으로는 이 지역의 집을 구할 수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지난 3일 발표한 전월세 안정화 대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조합사무소를 찾은 한 주민은 "2008년부터 사람들이 떠나가기 시작했는데 이제와 대책을 만들면 무슨 소용이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전월세 안정화 대책에는 ▲ 조합원 1200가구를 4차례에 거쳐 차례로 이주시키는 방안 ▲ 총괄반, 시장동향점검반, 이주실태점검반, 부동산중개업소단속반 등 4개 이루어진 전월세 TF팀 구성 ▲ 공공임대주택 2963가구 조기 공급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내용의 서울시 안정화 대책에 가락시영조합측과 전문가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송규만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사무국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순차적 이주방안에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나 실제로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전월셋값이 오르는 걸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서울시의 재정상태를 고려했을 때 계획한 대로 공공임대주택을 조기에 늘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서울시의 전월세 대책은 순차적으로 이주를 유도하는 방안 외엔 없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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