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위한 정치권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 이후 여야가 최악의 갈등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본시장법 개정 이슈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더욱이 정치권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관련 법의 국회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영택 의원실 관계자는 6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들이 오늘부터 국회 의원실을 돌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들이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접촉하며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 법안의 취지와 내용에 대한 정치권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9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과 11월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을 통해 헤지펀드(전문사모펀드)와 프라임브로커(전담중개업자)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허용과 비상장 주식에 대한 내부주문 집행, 헤지펀드에 대해 증권 이외의 투자에 대해서도 신용공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글로벌 IB를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큰 제동이 걸리게 된다.
또한 IB 업무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려는 증권사들도 사업계획을 재검토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상태다.
문제는 금융위와 증권업계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반응이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실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유발한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와 제도운용 시스템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형 IB 육성을 위해 국내에서 제도를 고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도 "아직 자본시장법 개정 문제를 당론으로 검토한 적은 없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이 자본시장법 개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인 가운데 대치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여야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진행될 정치이슈 등을 감안하면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헤지펀드(전문사모펀드) 출시를 앞두고 제도의 조기 안착을 위해 모범규준을 발표하는 등 자본시장법 개정을 감안한 사전준비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융위가 이날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헤지펀드 운용사가 자기자본의 10% 이상을 하나의 펀드에 투자하지 못하게 하고, 프라임브로커가 헤지펀드에서 받은 담보를 활용해 신용공여를 하는 금액을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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