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정수장학재단의 사회 환원을 촉구한 노조와 이를 막는 사측이 부딪히면서 부산일보 지난달 30일자 지면이 결간됐다.
재단 반환 투쟁을 주도한 노조위원장과 관련소식을 지면에 실은 편집국장은 징계위에 회부됐고, 둘은 지난 달 28일자로 각기 '면직',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지부장 이호진, 이하 부산일보 노조)가 지난달 정수장학재단의 사회 환원을 촉구한 데서 비롯됐다.
정수장학재단은 부산일보 주식을 100% 갖고 있고,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측근으로 불리는 최필립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재단은 지난 1965년 5ㆍ16 쿠데타를 주도한 박정희 당시 소장이 고 김지태씨로부터 부일장학회 운영권을 빼앗아 만든 것으로, 지금까지 부산일보 사장 선임권을 쥐고 있다.
이 때문에 사장추천제를 도입하고 편집권 독립을 확립해 언론으로서 ‘군부정권 유산’인 재단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자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사측은 이에 대해 지난 달 28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회사 명예훼손, 직무방해, 질서문란 등을 이유로 이호진 노조위원장을 해고했다.
또 부산일보 18일자 1면에 <부산일보 노조, 정수재단 사회환원 촉구>와 <총선·대선 앞두고 "언론 공정성 확립 필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은 이정호 편집국장도 징계위에 회부돼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김종렬 부산일보 사장은 당초 “회사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18일자 1면 기사 게재를 막았고 이 때문에 석간은 초판 인쇄가 2시간 지연돼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에 더해 부산일보 노조와 편집국은 30일자 1면과 2면에 <부산일보 사측 징계 남발, 노사 갈등 격화>, <부산일보 '정수재단 사회환원 투쟁' 갈등 원인은…>이라는 제목으로 사태를 전하는 기사를 실으려 했지만 김종렬 사장이 윤전기 가동을 멈추게 하면서 결국 이날치 신문은 발행되지 못했다.
부산일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현재 “신문 결간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65년 전통의 정론지 부산일보가 어제 11월 30일자 신문을 정상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기자를 비롯한 부산일보 사원들은 결간만은 막으려고 했지만 결국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라는 내용의 사과 글이 올라와 있다.
이호진 노조위원장은 “신문이 정간되는 사태까지 간 것은 사장의 책임이 크다는 데 조합원이 뜻을 모았다”면서 “1차적으로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는 한편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연계해 정수장학재단 사회환원운동도 지속적으로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고 처분을 받은 이호진 위원장은 현재 재심을 청구했고, 노조는 어제 사장실 점거농성을 벌인 데 이어 오늘부터 사장 출근저지 투쟁에 돌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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