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와인펀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지막 남은 와인펀드, '도이치DWS와인그로스실물’펀드가 오는 21일 만기를 맞아 해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와인펀드는 일본만화 ‘신의 물방울’ 이후 와인에 대한 가치가 재부각되면서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인 ‘로마네 꽁띠’가 한 병당 수천만원을 호가하고 기네스북에 1억5000만원 상당의 와인이 등재되는 등 자산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와인에 투자하는 금융투자상품이 나오게 됐다.
국내에서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글로벌와인(Wine)신의물방울펀드’와 도이치자산운용의 ‘도이치DWS와인그로스(Wine Growth)실물’ 펀드, 2가지가 각각 2007년과 2008년에 설정됨으로써 와인에 투자할 길이 열렸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의물방울펀드’는 지난 9월30일 해지 당시 운용펀드 기준 설정 후 수익률이 -0.57%를 기록했다. 탄생 이후 소폭 손실을 본 셈이다.
이 펀드는 진짜 와인 대신 와인 관련 기업을 투자처로 골랐다. 지난 8월 당시 포트폴리오에는 와인기업 외에도 루이비통과 디올 등 각종 소비재기업들이 보유 상위 종목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재 남은 펀드는 도이치자산운용의 ‘도이치DWS와인그로스(Wine Growth)실물펀드’로 오는 21일 3년 6개월의 만기를 맞아 해지된다. 이 펀드는 유리자산운용 와인펀드와 달리 와인 실물에 투자했다.
마지막 와인펀드가 해지되면 펀드 유형 중 ‘와인테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도이치자산운용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지난 5월 와인을 처분해 수익을 현금화했고, 폐쇄형펀드를 개방형으로 전환했다. 이후 투자자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 이날 기준 순자산이 24억8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펀드의 3년 수익률은 6.62%로, 해외주식형펀드가 같은 기간 42.45%를 기록한 것에 비해 뒤쳐진다.
도이치자산운용 관계자는 “와인이 투자수단으로 각광받을 때 중국과 일본 등 이머징마켓의 수요가 많은 프랑스 와인에 투자했다”며 “희소성이 있고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투자했는데 비싼 소비재다 보니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가격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가 투자한 프랑스산 와인은 투자기간 동안 스위스의 와인 보관 대행업체가 보관을 맡았고 설정 당시 약 220억원 정도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와인 테마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은 테마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해지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용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아트펀드, 물펀드, 와인펀드 등 테마펀드들이 시대의 유행 때문에 나왔다가 사라진다”며 “와인사업 자체가 나쁘진 않지만 펀드 규모가 작고, 경기도 나쁘다 보니 성과가 좋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펀드투자자들에게는 반짝 유행보다는 장기적 성장가능성이 필요하다”며 “금, 농산물, 원유 등 장기적 안목에서 펀더멘털이 있는 섹터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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