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그는 무작정 돌진했다. 로맨틱한 연애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

지만, 매력을 느낄 시간도 없이 그는 머리로만 연애를 하려고 했다. 내가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
정치도 연애와 마찬가지다.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없으면 정치는 실패하고 만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연애인데, 사람의 마음을 사는 건데, 연애를 하려면 당연히 내가 누군인지부터 제대로 알려야 하잖아. 농담도 하고 술도 마시고 손도 잡고 그러다 점점 매력을 느껴 사랑에 빠지는 건데, 진보 정당의 방식은 이런 식이야.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 계획서와 신혼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과 구입할 차량의 대출 조건 및 주변 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 용어를 섞어 진지하게 프레젠테이션 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웃음)
만약 나와 결혼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넘어간 방증이라며. (웃음)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근 한 것이 촌스러운 데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했지만,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267쪽)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로 최고의 인기를 달리고 있는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새 책 '닥치고 정치'를 냈다.
그는 진보진영이 왜 사람들에게 외면받게 됐는지에 대해 연애의 비유를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정치가 머리 아프다고 생각해왔던 이들에게 어렵지도 않고, 직설적인 언어로 정치 얘기를 들려준다.
BBK사건과 삼성의 불법상속부터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분석까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낸다.
이 책을 잠깐 훑어본 사람들은 대화 도중 나오는 '졸라', '씨바' 이런 단어를 책에 써도 되냐고 묻지만, 곧 마초스타일의 그의 통찰력에 빠져들고 만다.
"어떤 이론서에도 없는 무학의 통찰이 있다. 물론 내 생각이다. 반론은 받지 않는다. 열 받으면 니들도 이런 거 하나 쓰든가. 서문 긴 건 딱 질색이니 여기까지. 졸라."
뉴스토마토 이나연 기자 white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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