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금융위기)유로존에 ECB발 훈풍..먹구름 뚫고 '반짝 햇볕'?
2011-10-07 16:03:47 2011-10-07 19:01:49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재확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잇단 훈풍을 탔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주재한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장기 대출, 자산담보부채권(커버드 본드) 매입 재개 등을 통해 유럽 은행들에 추가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강력한 지원 카드를 빼들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유럽 내 다른 은행들로의 위기 전이는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포석이다.
 
ECB의 이번 조치로 유로존 은행들의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에 영국 영란은행(BOE)도 750억파운드(한화 약 136조원) 규모의 국채를 추가 매입, 2차 양적완화를 단행하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은행 자본 확충을 촉구하며 ECB 행보에 힘을 보탰다.
 
◇ 세계 증시 온통 '빨간불'
 
이같은 유럽발 훈풍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화답했다.
 
간밤 유럽시장에서 영국(3.71%)·독일(3.15%)·프랑스(3.41%)증시는 나란히 3% 이상 급등하며 이틀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갔고, 뉴욕증시에선 다우지수가 1.68% 상승한 것을 비롯, 나스닥(1.88%)·S&P500(1.83%)지수도 각각 1%대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국내증시에선 코스피(2.89%)와 코스닥(2.66%)지수가 2% 넘게 동반 급등, 이틀째 오르며 ECB 경기부양 의지에 화답했다.
 
그밖에 국경절로 휴장 중인 중국증시를 제외한 일본(0.98%)·대만(1.12%) 등 아시아증시도 1% 내외 오름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 ECB, '물가잡기'보다 '경기부양' 시급..내주 금리 내릴 듯 
 
ECB는 당초 '내릴 수도 있다'는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지난 4월과 7월 금리를 인상한 ECB가 3개월만에 인하로 방향을 튼다는 건 스스로 실기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인 바, 통화정책 전환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 동결의 또 한 측면엔 여전히 부담스런 유럽의 물가수준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3년래 최고치인 3%까지 치솟자, ECB 입장에선 만에 하나 유럽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으로 갈 상황까지 고민해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CB가 목표로 한 물가 수준은 2%다.
 
유럽의 물가는 중국·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 대비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9월 한달간의 심상찮은 물가 상승세는 ECB가 좌시할 요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외 증권·금융업계에선 ECB가 다음달 중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비록 지난달엔 농산물 가격 상승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물가가 치솟았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뿐 3~6개월 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차츰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유로존 경기에는 아직 하방 요인이 많기 때문에 ECB가 조만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이다.
 
◇ 내주 증시 향방은?
 
증권 전문가들은 다음주 글로벌 증시 방향성에 대해 이번주와 비교해 변동폭이 줄어들 것으로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유럽 재정문제가 차츰 불안감이 완화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하고 나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ECB의 유로존 재정문제 해결 방법에 변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
 
과거에는 그리스를 직접 지원해 디폴트 가능성을 낮추려 했다면, 이젠 개선기미가 안 보이는 그리스 재정에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자금을 대느니 그리스가 디폴트로 가더라도 다른 금융기관으로 충격이 번지는 2차 파동은 막아보자는 쪽에 가깝다.
 
만에 하나 그리스에 부도가 나더라도 유로존의 다른 은행들만 살리면 파국은 면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다만 은행 자본 확충 방안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일말의 변수는 남아있다.
 
ECB가 금융권에 유동성을 지원키로 한 것은 어디까지나 항구적인 것이 아닌 임시방편이며, 급한 불을 끄는 격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이에 따라 ECB가 유로존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3차 스트레스테스트(자산건전성 심사) 결과가 시장의 새로운 관심사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3차 스트레스테스트는 ECB가 부실은행 모두를 살릴 수는 없다는 점에 착안, 회생 가능한 은행들을 추려보자는 성격이 짙은 것으로 해석된다.
 
심사 결과 제2의 덱시아은행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이번 스트레스테스트는 향후 글로벌 증시 향방을 좌우할 주 변수로 꼽힌다.
 
이외에도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각국 정부가 직접 팔을 걷어붙일 것인지, 아니면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활용범위를 늘려 은행권을 지원할 것인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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