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금융위기)獨 결단에도 시장 '싸늘'..남은 복병 '첩첩산중'
2011-09-30 14:33:07 2011-09-30 18:45:13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29일(현지시간) 유럽경제의 버팀목인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승인했다.
 
펀드 규모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시장이 쾌재를 부를 호재일 법도 한데, 반응은 예상보다 밋밋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선 다우(+1.3%)와 S&P500(+0.81%), 나스닥 종합지수(-0.43%)간 등락이 엇갈렸고, 유럽에서도 독일(+1.1%), 프랑스(+1.07%)와 달리 영국증시(-0.4%)만 '나홀로 하락'하는 등 시장은 무언가 '찜찜한' 반응을 보였다. 
 
해외증시 대부분은 여전히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막판에 뒤집히는 변동성을 보였다. 
 
오스트리아·에스토니아·네덜란드·슬로바키아·몰타·키프로스 등 6개국의 표결을 앞둔 경계감과 EFSF 확충 이후를 내다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한 시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남은 6개국 중 그리스 지원에 가장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슬로바키아는 금융시장 안정에 복병이다.
 
슬로바키아 제1야당은 EFSF 증액에 대한 반대의사를 좀체 굽히지 않고 있다. 유로존 17개국 중 가장 마지막 순번인 다음달 중순 이후로 표결을 미룬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독일 의회에서 증액안이 통과되지 않았더라면 큰 악재였겠지만, 승인 이후엔 시장이 오히려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변덕스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송창성 한양증권 수석연구원은 30일 "독일 하원에서 EFSF 확충안을 비준했지만, 이는 그리스 의회의 재정감축안 통과나 미국의 부채한도 감축 만큼 의미있는 스토리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승인이) 안됐다면 시장 충격이 클 뻔했지만, 투심 불안도 첩첩산중이라 이젠 다른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 EFSF 증액 문제는 '빙산의 일각'
 
EFSF 증액안이 통과됐다고 해서 그리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문제가 근본적인 해결점을 맞은 것은 아니다.
 
EFSF 확충은 만약 그리스가 디폴트에 직면하더라도 유럽 내 다른 국가들로 위기가 확산되지 않게끔 방어할 여력이 생겼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그리스 사태 해결은 아직도 암초투성이다.
 
송창성 연구원은 "밖에서 아무리 돈을 쏟아부어도 그리스 내부적으로 재정감축을 위한 자구 노력을 게을리 할 경우 디폴트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그렇다보니 상당수 유로존 국가들은 재정위기 확산을 우려할 뿐 그리스 디폴트 자체엔 연연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독일을 비롯해 유로존 국가들이 현재 합의 중인 것은 EFSF를 4400억유로로 확충하는 방안이다.
 
이는 비단 그리스를 넘어 스페인과 이태리 등 유럽 내 잠재 위협요인까지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이에 따라 향후 EFSF의 추가 증액 논란이 불거질 소지가 많다. 현재로선 연말로 예정된 그리스 1차 구제금융의 7차분 지원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변동성 장세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400억유로 확충이 완료되더라도 조만간 추가적인 증액 필요성이 대두되며 또 한 번 시장 변동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증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건 그리스 1차 구제금융의 6차분(80억유로)을 지원하는 것 정도"라며 "시장에 새로운 이슈가 아닌 만큼 경계심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그리스가 재정개혁을 이루고 구제금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도 우려가 걷히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보다 획기적인 조치를 바라는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게 관건이다.
 
이영원 팀장은 "여간해선 그리스의 부채 규모는 줄기 어려울 테고 지속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나라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조만간 채무 탕감을 비롯, 더욱 강력한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식의 요구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내주 증시향방 '이목'
 
변동성 장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 지, 다음주 국내증시 향방도 관심이다.
 
30일 오후 2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61포인트(0.66%) 밀린 1757.68을 기록하며, EFSF 증액의 큰 한 고비를 넘긴 것이 무색할 정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수는 장 중 1.5% 가까이 급락하는 등 변동폭도 컸다.
 
전날 아시아 증시 중 가장 크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과 주말을 앞둔 관망세 등도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위기에 대한 내성으로 시장 변동성은 잦아들겠지만, 방향은 아래로 향할 공산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종우 센터장은 "시장 참여자들이 악재에 익숙해지고 있어 변동폭은 전보다 많이 줄어들 테지만, 그간 어느 정도 반등하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완만한 하락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송창성 연구원은 "다음주 중 유럽계 자금이 더 빠져나간다 해도 그 양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IT업종의 반등 여부가 지수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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