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터미널 사업..제일·에이스저축銀 6천억 불법대출
2011-09-21 18:01:48 2011-09-21 18:02:42
[뉴스토마토 이승국기자] 금융감독원이 21일 검찰에 수사 의뢰한 고양종합터미널 건설 사업은 7개 저축은행을 영업정지로 끌고 간 한도초과 우회 대출의 대표적 사례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대규모의 분양사기 사건으로 시행사와 시공사가 교체됐고, 설계도 변경됐다.
 
10년 만에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그 동안 대출금 회수는 물론 이자도 갚지 못하는 사업장에 대한 불법대출이 반복됐다.
 
고양터미널은 경기도 고양시에 일산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인근 도시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대규모 상업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1994년부터 사들인 백석동 땅 2만9000㎡에 세워지는 지하 5층, 지상 7층짜리 건물이다.
 
30개 안팎의 승·하차장을 만들어 50∼60개 노선을 운행하고 지하철 3호선과 연결돼 연간 100만명이 이용하는 교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2002년 말 본격적으로 착공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제일저축은행이 1600억원, 에이스저축은행이 4500억원을 대출했다.
 
금감원 경영진단에 따른 이 사업의 회수예상 감정가는 1400억원.
 
당초 이들 두 저축은행은 고양터미널 사업에 약 300억원씩만 분양자 중도금 명목으로 대출했다.
 
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연체가 쌓이면서 이자가 잘 들어오지 않자 거듭 사업비를 증액대출(돈을 빌려줘 기존의 대출 이자를 갚도록 하는 수법)했다.
 
무려 16차례에 걸친 대출로 두 저축은행 모두 금액한도(각 저축은행 자기자본의 20%)를 넘기게 되자 정체불명의 특수목적법인(SPC) 등 여러 ‘공동사업자’를 차명으로 내세워 우회대출도 서슴지 않았다.
 
고양터미널은 첫 시행사가 분양사기를 저질러 퇴출당하자 수익성을 극대화해 대출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터미널 부지를 50%에서 30%로 줄이고, 상업시설 부지도 50%에서 70%로 늘리는 등 설계도 변경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분양사기 피해자들의 민원을 무마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불법대출을 저지르도록 금감원이 사실상 묵인했다는 게 이번에 영업정지된 두 저축은행의 주장이다.
 
해당 저축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H법무법인이 ‘금감원에 질의한 결과, 한도초과 대출을 해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법률검토 의견서를 전달해 와 이를 믿고 대출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당시 사기 피해자들의 민원이 있어 ‘당사자 간 원만하게 해결하라’고 했지 금감원이 나서서 불법을 유도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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